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물 고인 호수는
잠잠이 잠이 들어도
물속 깊이 바닥에
발자국을 남기고
높은 산은
흰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
겨울 꽃을 만개했다.
가득 채운 계절의 온도를
시곗바늘이 지나는 자리에
흔적으로 못다 한 말을 적었다.
봄은 늘 이렇게 늦는데
한눈팔다 발도 헛디디고
산만하게 온갖 들리는
소리에 참견하고
멀리 보이는 손짓도
아랑곳없이
제 할 일만 한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
# 이미 발행한 시입니다.
매거진을 옮겨 재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