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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n 30. 2024

라벤더 향기 16

소문의 진실

저, 잠시만 뵐 수 있을까요?
조금만 시간 내주세요.

김소은.

얼마 후, 문자메시지로 좀 보자는 연락이 왔다.

총무부 걔, 남자 사원들이 관심 있다는 그 신입.

여울은 무시하려고 하다가 답을 했다.

좋아요.
퇴근 후, 회사 뒤 은행 옆 카페에서 봐요.

언제나 김주현과 만나던 카페였다.

회사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여울은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며칠째 연락이 안 되는 김주현을 곱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어떻게 김소은이 자신을 알고 있는지 짐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헤어진 사이라든가, 그냥 동료인데 자기와는 상관없다든가.

천천히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저만치 김소은이 이쪽을 보고 일어섰다.

여울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받아 들고 김소은 앞으로 가서 앉았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죄송해요."

김소은이 먼저 말을 꺼냈다.

  <죄송해요?>

 "그게 무슨 말이죠?"

여울은 목구멍에 걸린 말이 아닌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오빠, 김주현 대리님과의 일 알고 있어요."

여울은 다음으로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리며

아이스아메리카노 컵을 만지작거렸다.

 "대리님이 힘들 때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부담스럽게 하셔서 불편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

여울은 그동안 여러 번 김주현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다.

아는 사람한테 소개도 하지 않고 회사에서조차 동료로서도 모르는 척하는 이유가 뭘 까.

늘 결론은 여울, 자신은 김주현에게 소중한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수많은 거짓이 덮고 덮어도 있었던 일이 없어지지 않아요. 김주현한테 직접 들을 수 없을 것 같았어요. 늘 이렇게 비겁했으니까요. 두 사람에게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내게 두 사람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멍하게 있는 김소은을 두고 여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언가 말을 하려고 눈빛으로 여울을 잡는 김소은의 시선을 맞받아치고 여울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월요일, 여느 때처럼 무거운 출근길은 비마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색색의 우산 속에는 저마다 바쁜 걸음을 서두르고 있었다.

주말 동안 여울은 아버지와 함께 외출을 하고 좋아하시는 것을 함께 먹으며 그리움의 시간을 만들었다.

아무 일도 없었고 울지도 않았다.

기다림과 내쳐짐이 익숙한 여울은 이제 뒤돌아 우는 것도 잊어버렸다.




 휴대폰 진동음과 파란빛은 눈치도 없고 염치도 없는지 끊을 줄을 몰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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