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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l 16. 2024

별이 흐르는 시간 14

소리 없는 바람

 "당신이 막아. 이몽만은 당신이 지켜."

이몽의 엄마는 누군가를 향해 경고를 하고 있었다,

이몽을 식당 이모와 함께 집으로 들여보낸 후, 불 꺼진 주방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주방 한쪽에서 희미한 안개가 사람의 형체로 모이더니 불쑥 누군가 고개를 들고 일어섰다.

 <내가 할 수 일이 아니네.>

 "당신이 할 수 없으면 누가 할 수 있지? 당신 딸이잖아."

상대는 금기를 집어든 사람처럼 뒤로 한 발 물러섰다.

 "그 아이만큼은 나처럼 버림받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거야. 그리고 당신이 모든 걸 책임져."

날 선 말이 주방 쪽에 서 있는 사람을 몹시도 흔든 모양이다.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홀 쪽을 보다가 안개처럼 사라졌다.



 집으로 들어온 이몽의 엄마는 이몽의 방 문 앞에 섰다.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가 잠든 이몽 옆에 나란히 누웠다.

그리고 이몽의 몸에 팔을 올리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아침 일찍 가게로 나온 이몽과 엄마는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다.

여느 김밥집처럼 아침 손님이 있어서 김밥을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재료가 준비되고 김밥을 말기 시작하며 바로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몇 줄 드릴까요?"

 "두 줄 주세요."

 "어제 예약했는데요."

 "네. 열 줄 드릴게요."



 순식간에 아침 손님이 지나가고 점심 영업 전에 서둘러 여울은 아침 겸 점심을 준비했다.

김치찌개와 밑반찬을 꺼내고 따뜻한 밥을 식탁에 차렸다.

 "엄마! 이모! 식사하세요."

점심 장사 준비를 하고 있던 엄마와 주방 이모가 식탁 앞에 앉았다.

 "김치찌개 맛있네."

주방 이모는 국물을 한 숟가락 뜨고 엄마 눈치를 살폈다.

 "언니, 어제 우리 먼저 들여보내고 뭐 했어? 힘든데 같이 하지."

"아니야. 일은 아니고. 그냥 정리 좀 했어."

엄마의 시원치 않은 대답에 이모가 한 마디 더 하려다 엄마의 눈총을 받고 그만두었다.

그런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이몽은 왠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간밤에 화장실에 가려고 깼을 때, 엄마가 자신을 부둥켜안고 자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뭘 걱정하고 있는 거지?>

그때였다.

땡그랑!

문에 달린 벨이 울음소리를 내며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세 사람 눈앞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바람도 안 부는데."

이모가 일어서서 밖을 살폈다.

그리고 엄마는 이몽의 곁으로 다가가 이몽의 손을 잡았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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