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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l 23. 2024

별이 흐르는 시간 15

가까이 가면 안 돼.

 "엄마!"

여울의 손을 잡고 주방 쪽으로 피하려던 엄마의 몸이 순식간에 공중으로 떠올랐다.

엄마가 가게 천장까지 몸이 떠오르자 주방 이모는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엄마!"

이몽의 절규에 가까운 소리가 찢어질 듯 들리자 주방 쪽에서 초록색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그림자 하나가 엄마의 몸을 안아 내렸다.

 "무슨 짓인가?"

초록색 안개가 걷히며 사람의 형체가 스르르 형성되었다.

아래로 내려진 엄마는 이몽을 데리고 주방 안쪽으로 피했다.

 "무슨 짓이냐고 물었네."

 <성주님과는 무관한 일이라 여겼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가게 문 앞에서 들리더니 식탁을 들썩이며 성주 앞에 형체를 만들며 일어섰다.

검은 그림자가 얼굴을 가렸지만 움직임이나 목소리가 왠지 익숙했다.



 "그만두라. 자네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네."

 <그럼, 성주님은 계셔도 됩니까?>

생각지 못한 반격에 성주가 움찔했다.

 "어서 여기서 떠나라. 마지막 경고이네. 자네는 여기에 있으면 안 되네. 어서 돌아가게."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두지요. 이제 성주님의 일을 알았으니 제게도 내놓으실 게 있어야 할 겁니다.>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차가웠다.

그리고 순간 가게 문이 덜컹대더니 검은 기운이 사라졌다.



 주방 한쪽에 쪼그려 앉아 있던 모녀는 천천히 홀 쪽으로 나왔다.

주방 이모를 일으켜 앉히고 성주라는 사람을 찾았지만 초록색 기운도 이미 사라진 뒤였다.

 "엄마."

 "나중에 이야기하자."

이몽은 가라앉은 엄마 목소리에 주춤했다.

 "우선, 주방 이모 데려다주고 집으로 들어가자."

 "네."

겨우 정신을 차린 주방 이모를 부축해서 아파트 입구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세 사람은 빗방울이 뒤따르는 길에 빗방울이 아닌 검은 그림자도, 함께 쫓아오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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