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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l 30. 2024

별이 흐르는 시간 16

밤의 시간

 주방 이모의 아파트 공동현관 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세 사람을 뒤따라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당황한 순간, 이몽의 몸이 뒤로 끌어당겨졌다.

 "이몽!"

소리치는 엄마의 목소리가 이몽에게 채 닿기 전에 눈앞에서 이몽이 사라졌다.

다시 밖으로 나온 엄마의 앞에는 검은 밤 배경에 빗방울이 굵어지고 있었다.



 거실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엄마 곁으로 흰 그림자가 다가섰다.

 "이몽은 찾았나요?"

 "미안하네. 곧 찾을 수 있을 것이네."

 "역시, 언제나처럼 같은 말이네요. 당신은 처음부터 그랬어요."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는 그는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옷깃이라도 스치면 안 되었다.

세상이 다른 사람들은 지신들의 보이지 않는 선을 지키며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서로의 세상에 호기심을 가지고 동경하게 되었다.

흰 그림자의 그도 젊은 시절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모든 세상의 전부가 하늘 위 세상이었던 그는 아래의 세상은 모든 것이 새로웠다.

발을 내디뎌 걸음을 걷고 지나는 풍경에 시각, 청각, 촉각이 반응을 하고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 활동이 그의 머릿속이 아닌 마음속에서 움직였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서 그녀를 만났고 그의 새로운 세대를 탄생시켰다.

물론, 자신의 세상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고 알리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도 선을 넘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새벽이 지나고 아침을 알리는 동이 틀 무렵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두 손을 모으고 현관 앞으로 달려갔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이몽이 집안으로 휘청이며 들어섰다.

그리고 곧 문 안에 발을 디디자마자 그대로 쓰러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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