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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Aug 13. 2024

별이 흐르는 시간 18

찾을 수 없는 명분

 "나도 그대들처럼 이 아래 세상에 머물고 싶었을 뿐이네."

 "우리처럼 이라고 하지 마라."

 "가 다르다는 건가? 그대들은 소임을 받았다는 명분 때문인가?"

 "명분은 중요하지 않아. 위에 있는 세상 사람 누구나 아래로 내려올 수 있어. 다만, 규율지켜야 하는 것이야."

 "규율이라. 성주와 원로 몇 명이 대충 적어놓은 두루마리 종이를 말하는 건가?"

비아냥거리는 눈구름을 향해 검을 겨누고 별구름이 마음의 소리로 외쳤다.

 <바로 너 때문에 생긴 규율이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아래 세상 사람들까지 살생하고 희생양으로 삼는 너의 잔혹함이 위, 아래 이 세상 모두를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별구름의 속으로 외친 울림이 카페 전체를 흔들었다가 제자리로 서서히 돌려놓았다.

 "나 때문에 생긴 규울이라."

눈구름의 눈이 잠시 먼 허공을 헤맸다.

뭔가 생각나는 것이 있는 듯 별구름을 향해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느물거리며 입을 열었다.

 "살생자 중 그대 아비도 있었지. 뭐 바로 단칼로 숨을 끓은 건 아니지만."

별구름의 아버지, 성운은 아내, 구름비와 아들, 별구름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눈구름의 결계로 뛰어들었다.

자신의 생을 두 사람의 곁을 지킴으로서 다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그런 별구름의 아비와는 달리 이몽과 몽우는 어떠한가.

처음부터 눈구름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이몽을 겁탈했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몽우에게 깃들었다.

별구름은 그 간의 사연을 입에 올릴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지금, 몽우의 이름을 꺼내면 결계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성주와 몽우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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