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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레몬티 30

사고

by 봄비가을바람

# 1 책방

(윤우현이 민준우를 제압하고 있는 동안 여름이 어떻게든 해야 했다. 여름은 품 안에 감춘 책을 꺼내어 펼쳤다.)

(그러자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며 세 사람을 둘러싸며 들어 올렸다. 그리고 곧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 2 여름의 옛집

(현관이 세차게 열렸다가 닫히며 세 사람이 거실로 떠밀리듯이 들어온다.)

(민준우는 여전히 여름의 손을 잡고 윤우현과 맞선다.)

윤우현 (화난 목소리로) 이제 너희들의 역할은 끝났어. 어서 책을 돌려줘.

여름 (민준우가 잡은 손을 살며시 놓고, 민준우에게 시선을 잠시 머물다가) 이 책이 왜 당신 것이지?

윤우현 (주춤하다가) 빨리 돌려줘. 너희가 가지고 있을 게 아니야.

여름 (두려움도 잊은 채, 앞으로 다가서며) 처음부터 이 책은 당신 것이 아니었어. 민준우를 이용해 찾아낸 거야.

윤우현 (당황하여 목소리도 떨리며) 무슨 소리야, 어서 책 내놔. 시간이 없어.

여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넌 지우를 이용해 민준우의 발목을 잡고 나한테 나타나 민준우와 이 책을 찾아내게 했어.

민준우 (놀라며, 여름의 곁으로 다가서며) 무슨 말이야?

여름 (민준우와 눈을 맞추다가 윤우현에게 다가서며) 레몬티. 사고가 난 그날, 넌 지난밤 회식 후 술도 깨지 않은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어. 그리고 술을 깨려고 레몬티를 마셨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에 버스 정류장으로 돌진했고 지우와 친구들을 치었어.

민준우 (윤우현한테 달려들려고 하다가 여름에게 제지당한다.) 그럼, 그 사고 가해자였어?

윤우현 (여름의 말에 당황하여 거실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냥 사고였어. 그렇게 될 줄은 몰랐어.

여름 (화난 목소리로) 사상자가 여러 명이 생겼는데 너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도망가다가..

윤우현 (울부짖으며) 그만해! 그래서 돌려놓으려고 했어. 모두..

여름 (어이없다는 듯이) 너 혼자 살려고 했겠지.

좋아. 돌려놓으려고 했다니까 돌려놓으면 되겠네.

(여름은 테이블에 레몬티 티백을 담고 물을 부었다. 그러자, 거실 가득히 레몬향이 퍼졌다. 그리고 책을 가지고 책장으로 가까이 다가섰다.)

윤우현 (당황하며) 뭘 하려는 거야?

여름 (결심한 듯, 엷은 미소를 띠며) 너와 우리. 모두가 원하는 일.

(여름이 책장에 책을 꽂으려 다가서는 순간, 윤우현이 여름의 곁으로 오려고 한다. 하지만 민준우가 윤우현을 온 힘으로 막아섰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 학교 가는 길

(여름을 앞서 민준우와 지우가 걸어가고 있다.)

여름 (반갑게 지우와 팔짱을 끼며) 오늘은 지우도 일찍 가네.

지우 (약간 들뜬 목소리로) 체험학습 가. 그래서 오빠가 버스 타는 데까지 데려다준대.

민준우 (쑥스러워 변명하듯) 아, 저번에 버스를 잘못 타서..

여름 (피식 웃으며, 민준우와 지우를 번갈아 보며) 좋은 오빠네.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는 민준우의 얼굴이 빨갛다. 곧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 무슨 일이 있는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경찰, 구급차가 모여 있다.)

사람 1 (놀란 목소리로) 아침부터 무슨 일이래?

사람 2 (역시 놀란 목소리로) 저기 승용차 운전자가 음주 운전이라는 거 같은데.

(사람들 이야기에 여름과 민준우는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운전자를 구급차에 옮기는 것을 보았다.)

(남자는 아직 술이 깨지 않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중얼했다. 그리고 술 냄새와 함께 레몬향이 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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