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는 이를 위한 밥상

밥그릇 위에 그리움이 앉았다.

by 봄비가을바람

음식이 주는 행복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포만감과 함께 함께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과의 공감일 것이다.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국물에 몸과 마음이 데워지는 엄마 음식이 그렇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무거운 가방 한쪽 팔에 걸고 한쪽 손에 매콤한 빨간색 국물이 흐를까 조심조심 먹는 한 입의 행복이 그렇다.




또한 여행의 즐거움에도 음식은 한몫을 톡톡히 한다.

어쩌면 여행의 목적 중 하나가 여행지의 먹을거리 탐방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음식에 색다른 도전을 하고 늘 익숙한 음식도 집이 아닌 밖에서 먹으면 우리 집 그릇이 아닌 남의 집 그릇에 담긴 만큼 맛 또한 다른 맛이 느껴진다.




남과 먹는 음식은 서로를 탐색하고 새로움을 발견하며 관계를 긴밀하게도 만든다.

같은 음식에 따른 반응으로 나와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다.

입맛이 비슷하다는 것만으로도 통하는 것이 생기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고 관계 또한 돈독해진다.

내 집 음식은 아니지만 서로를 배려하여 음식을 권하고 손이 닿지 않는 음식을 건네주며 상대 또한 자신이 느낀 음식 맛의 즐거움을 나눈다.




음식이 주는 힘은 한 끼니로의 역할 외에 마음을 채우는 것이다.

모처럼 바깥나들이로 편안하게 대화를 하며 여유로운 점심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정하기 위해 준비한 이의 고민이 엿보였다.

잘 알려진 분의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너무 늦어버렸다.

자연주의 음식과 밥정을 담아 음식을 내어놓던 분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밥상이었다.

차마 가져가지 못한 흔적들이 더욱 쓸쓸한 공간에서도 지난 시간의 행적과 진작 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음식은 그리움이다.

누군가를 추억하는데 향내가 있다면 음식이 그 한 가지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글에서 김치 남새 나는 앞치마를 보면 엄마가 떠오른다고 했던 것이 마음에 남는다.

누군가를 특정하고 추억의 끈을 이어주는 것이 음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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