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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도 추억이 되어..

배추전

by 봄비가을바람



상처도 추억이 되어..





노란 배추 속살에 하얀 밀가루 물감 바르고

지글지글 기름판에 미끄럼 태우고

한쪽 방향 지루할 즈음 뒤집개 한 판

뜨거운 기름방울 산산이 흩어져

번들번들 기름내 진동하여

온 동네 사람 다 부른다.




할머니 무쇠 솥뚜껑 호박 꼭지 무 손잡이

기름 판 반질반질 칠하고

노란 속배추 가지런히 두 장 깔고

밀가루 물 반죽 둘러 이불을 덮는다.

두 손 벌겋게 달아올라도

아무렇지 않다. 아무렇지 않다.

할머니 손 배추전 닮아 구수한 내가 났다.




엄마 할머니 떠난 자리 꿰차고

뜨거운 프라이팬 앞에 섰다.

달군 코팅 팬에 노란 속배추 가지런히

하얀 묽은 밀가루 반죽 한 국자

살살 펴서 배추 물기 덮었다.

배추전 돌아누워야 하는데

겁 먼저 먹어 앗! 뜨거워!

손 등에 기름방울 추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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