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 자리에.. 6

복사꽃이 필 때

by 봄비가을바람

"조금만 기다리면 돼. 많이 기다리게 하지 않을게. 다시 복숭아꽃이 피면 돌아올 거야. 건강하게 아프지 말고 있어. 연희야, 꼭 돌아올게."



여울의 할머니는 뒤척이다 새벽에 잠든 사이 꿈을 꾸었다.

온통 분홍 복사꽃이 가득 피어 저 멀리 천천히 걸어오는 한 남자를 감싸고돌았다.

열매도 맺히기 전인데 달콤한 복숭아 내음이 코끝에 달콤하게 와닿았다.

"우진 오빠!"

반가움에 벌떡 일어나 뛰어나갔지만 동시에 분홍 기운이 스러지고 새벽 찬 공기만이 으슬거렸다.

"할머니, 왜 그러세요? 꿈꾸셨어요?"

놀란 여울이 방으로 뛰어들어왔다.

식은땀까지 흘리는 할머니 이마를 짚어 열을 재고 살며시 이불속으로 눕혀 드렸다,

"할머니."

"아니다. 괜찮다. 아무래도 오빠가 오려나 보다."



며칠 후, 복숭아나무집, 우희 할머니 댁으로 소식이 전해졌다.

국군 유해발굴단으로부터 서우진 일병을 찾았다는 소식이었다.

70여 년만의 귀향이었다.

남은 가족 중 우희 할머니의 유전자 대조로 확실한 신분이 확인이 되었다.

오래도록 기다린 가족이 있었기에 더 늦지 않게 가족의 품으로, 복숭아나무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날 오후, 우희 할머니와 여울의 할머니는 아무 말없이 손을 잡고 눈물만 흘리셨다.

한참 지난 후, 여울의 할머니가 말을 꺼냈다.

"복사꽃이 피면 온다고 했는데, 복사꽃이 일흔 번째로 필 때 돌아왔구먼."

"엄동설한에 복사꽃은 무슨?"

우희 할머니는 말을 하려다 멈추었다.

지난 꿈에 복사꽃이 활짝 피고 우진 오빠가 걸어오더라는 연희의 꿈 이야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래. 연희야, 그러네. 오빠가 약속대로 복사꽃이 필 때 돌아왔네."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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