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인 건가. 3

크리스마스인 건가.

by 봄비가을바람

"여보세요."

"일어났니?"

어제 저녁에 소파에 앉아있다가 잠이 들었나 보다.

누워서 전화벨 소리에 억지로 잠을 깨웠다.

"엄마!"

"오늘 괜찮으면 병원에 좀 올래?"

"알았어요. 엄마"

성진은 서둘러 샤워를 하고 옷을 챙겨 입었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밖에는 살짝 눈이 쌓여 운전하는 건 왠지 망설여졌다.

유별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성진에게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냥 지하철로 가자.'

성진은 지하철 입구로 들어서며 엄마한테 출발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운전하지 말고 지하철로 오는 거지?
눈이 많이 오지 않았는데 길이 미끄러울 것 같다.

네. 지하철로 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곧 가요.



성진은 엄마한테 메시지를 보내고 한참 엄마의 메시지를 보았다.







병원으로 들어서니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성진을 먼저 맞이했다.

'여기도 크리스마스네.'

성진은 속으로 약간 반갑지 않은 듯 말하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중환자실이 있는 3층을 누르고 3자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윽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중환자실 앞 의자에 엄마가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성진은 가만히 엄마 옆에 앉아 엄마 손을 살며시 잡았다.

"왔니? 성진아, 이제 우리 아빠를 보내드려야 할 것 같다."

성진은 엄마의 기다림에 지쳐 아빠를 보내드리자고 했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완강히 거부했었다.

"아니야. 꼭 일어날 거야. 그냥 갈 사람이 아니야."

20년 전 교통사고로 아빠는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엄마도 여러 군데 골절이 생길 정도로 심하게 다쳤지만 다시 일어섰다.

그때 12개월이 지난 아기였지만 카시트에 앉아있어서인지 성진은 다행스럽게도 큰 부상 없이 엄마, 아빠를 부르며 울고 있었다고 했다.

부모님이 병원에 있는 동안 성진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손에 자랐다.

엄마와도 애틋함이 덜한 게 아무래도 어렸을 때 사고 기억은 없지만 엄마, 아빠가 옆에 없었다는 것만은 또렷했다.

늘 외롭게 외골수처럼 굴었던 것도 의도는 없었지만 가까운 사람과 멀어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다.



성진은 엄마의 갑작스러운 말이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왜요?"

"기다림이 너무 길어서 나도 지쳤나 봐. 그 사람 얼굴을 보면 바로 일어날 것처럼 편안해 보이는데 왜 일어나지 않는지 모르겠다."

"엄마."

"아빠도 이제 지치지 않았을까? 이제 보내주자."

성진은 엄마의 말에 아무 말도 못 했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

아니 이제 보내 드리자.

두 말이 두 마음처럼 왔다 갔다 했다.

그때였다.

<코드 블루!>, <코드 블루!>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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