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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집 4
언니도 올래요?
by
봄비가을바람
Mar 9. 2023
윤은 카페 앞을 지나는 사람들 물결 속에 휩쓸리지 않고 저 혼자의 길을 무심히 가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었다.
앞치마 주머니 속 작은 막대 사탕을 만지작거리며 언제쯤 서연이를 불러 세울지 재고 있었다.
사장님은 잠시 집으로 들어갔고 카페에 있는
손님은 각자 볼일로 조용했다.
"집에 가는 거야?"
"네."
윤은 서연이의 짧은 대답이 왠지 약간 섬뜩했다.
하지만 서연은 전보다 친근한 듯했다.
"오늘도 엄마 만날 거야?"
윤은 숨을 크게 쉬고 지난밤 꿈, 아니 지난밤 일을 물었다.
"네. 매일 밤에 엄마를 만날 수 있어요."
서연이는 아까보다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윤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서연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분명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아이가 엄마를 보는 게 뭐 대수라고.
"언니도 올래요?"
"응!?"
"언니 엄마도 기다리고 있어요."
무슨 말이지.
윤도 엄마가 보고 싶다.
지난밤 꿈, 아니 지난밤에 엄마 목소리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주저앉아버린 게 화가 날 정도로 아쉬웠다.
그런데 엄마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인가.
"우리 엄마도 같이 오는 거야?"
"아니요. 언니가 엄마를 불러야 해요."
"어떻게 하는 건데?"
"언니가 어젯밤에 불렀잖아요."
"어제? 내가?"
"언니, 나 가야 돼요.
엄마가 기다려요. 이따가 만나요."
서둘러 서연은 작은 손을 흔들고 총총총 뛰어갔다.
윤은 나풀나풀 사리지는 서연을 보며 어제저녁에 자신의 모습을 기억해 내려 얼굴을 찌푸렸다.
삐리릭!
언제나 홀로 들어오는 윤을 반기는 현관문 소리가 오늘따라 더욱 크게 들렸다.
늦은 저녁 귀가는 왠지 모르게 허기도 찾아왔다.
카페에서 가져온 디저트 조각 케이크를 먹으려다 피식 웃음이 났다.
엄마가 봤으면 분명 한 마디 했을 것이다.
"너, 그거 먹으면 똥돼지 된다."
그렇지.
이렇게 말할 거야.
응!.
뭐지?
윤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재빠르게 집안을 둘러봤다.
진짜 들렸는데. 엄마 목소리가..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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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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