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동그라미 1

그의 자전거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by 봄비가을바람

"찌르릉찌르릉!"

누군가 입으로 자전거 소리를 내며 우현의 뒤에 멈췄다.

자신도 모르게 자전거 도로에 서 있던 우현은 황급히 옆으로 피했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지나가겠습니다."

멀어지는 자전거 뒷모습을 보며 우현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내었다.

"박현도?"



영화 <첨밀밀(甜蜜蜜)>에서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뒷모습을 쫓아가는 장면처럼 우현은 조금 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 남자를 자신의 추억과 엇갈려 멍하니 한참을 보았다.



<찌르릉찌르릉!>

입으로 자전거 소리를 내며 우현의 곁으로 다가온 아이.

박현도.

"태워 줄까?"

엄마 심부름을 다녀오던 우현은 박현도와 우연히 마주쳤다.

남녀공학이긴 하지만 남녀 반이 따로 있어서 별로 볼 일이 없는데 새로 전학 온 박현도와는 여러 번

마주쳤다.

더구나 우현은 조용히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쉬는 시간에도 화장실에 갈 때 말고는 책상 앞에 늘 앉아 있어서 딱히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없었다.

그래서 천연덕스럽게 말을 거는 박현도가 좀 불편했다.

누군가 보면 학교에 가서 놀림감이 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아니야. 괜찮아."

대답을 하고 우현은 서둘러 박현도와 멀어지려고 했다.

자전거를 탄 박현도는 우현의 곁으로 다가와 한 번 더 물었다.

"태워 줄게. 아님 그 짐이라도 실어.

같이 가는 거 불편하면 내가 너네 집에 갖다 놓을게."

"응!?"

"너네 집, 윤수 네 슈퍼 옆 미용실이지?"

"응."

우현이 우물쭈물하며 대답하자 박현도는 짐을 빼앗듯이 받아 자전거 뒤에 실었다.

"그럼 나 먼저 간다. 천천히 와."

쌩하니 앞서 가는 박현도를 멍하니 보다가 우현은 아차 싶어 달리기 시작했다.



"우현이 왔니?"

헉헉대며 미용실 문을 열자 파마머리를 말고 있던 엄마가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너네 학교 남자 애가 놓고 가더라."

"저 위 새로 문 연 카페 아들 같던데."

엄마한테 고무줄을 하나씩 집어주던 윤수 네 엄마가 한 마디 거들었다.

"괜찮다고 했는데.,.."

우현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말하고 얼굴이 빨개져서 미용실 뒷문으로 뛰어갔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계속..






keyword
이전 01화봄비 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