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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집 봄비 오는 날
04화
두 개의 동그라미 3
그리운 그림자
by
봄비가을바람
May 21. 2023
"아빠!"
"........"
"아빠, 같이 가."
"안 돼. 어서 돌아가."
"아빠, 왜 그래? 무섭게 그러지 마."
우현은 점점 멀어지는 아빠를 향해 빠른 걸음을 걷다가 놓칠세라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있는 힘껏 달리는데 발은 제자리에서 헛걸음질만 했다.
"우현아, 아직 아니야. 조금 더 있다가 우리 만나자. 이제 그만 돌아가."
"아빠, 나 너무 힘들어. 아빠하고 있을래."
우현은 결국 울음 섞인 목소리로 아빠를 불렀다.
"우현아! 우현아! 눈 떠 봐."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자 아빠는 희미하게 사리지고 우현의 몸에도 조금씩 힘이 들어갔다.
"우현아!"
"엄마. 아빠가 그냥 가버렸어. 나 안 데리고 갔어."
우현은 엄마 품에서 소리 내어 울었다.
침대 맡까지 와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남편의 그림자가
언뜻 보이는 것 같았다.
"우현 엄마, 미안해요."
"별말씀을요."
다음날 이유정의 부모가 미용실로 찾아왔다.
과일 상자와 한우 상자를 들고서.
"왜 그런 지 도대체 모르겠어요. 매번 이렇게 죄송한 일만 만드네요."
이유정의 아버지가 어쩔 줄 몰라하며 말했다.
"어릴 때지만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모르는 것 같아요."
"아마 충격이 컸으니까 기억을 못 할 거예요. 그리고 어렸잖아요. 우현이도 몰라요."
이유정의 엄마 말에 우현 엄마가 말을 이었다.
두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유정의 아버지가 꺼내지 않던 말을 끄집어냈다.
"이제라도 얘기를 하는 게 어떨지요?"
"아니에요. 안 돼요."
우현의 엄마가 소리를 높였다.
"안 돼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괜찮을 거예요."
"...,,,,"
"...,,,"
이유정의 부모는 우현 엄마의 말에 미안하지만 반가웠다.
이유정의 부모가 돌아가고 우현이 학교에서 돌아왔다.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우현이 왔니?'
우현은 엄마를 보고 엄마 품으로 안겼다.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너, 우현이한테 사과는 했어?"
이유정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붉은 얼굴로 던지듯 말하는 아빠 목소리에 짜증이 났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괜히 지 혼자 그런 거잖아."
"이 녀석이."
"그렇잖아. 괜히 걔 때문에 나만 학교에서 이상하게 됐다고. 걔는 언제나 재수 없어. 나만 당해."
철썩!
하면 안 되는 말만 골라하는 이유정을 보고 참지 못하고 이유정의 아버지는 하면 안 되는 일을 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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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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