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동그라미 5

드러난 비밀

by 봄비가을바람

"왜 안 오지?"

우현의 아빠 장례식도 치르고 한참 지났는데 우현이네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유정은 유치원 시간을 마치고 며칠째 우현이네 미용실 앞에 쪼그려 앉아 우현을 기다렸다.

"우현아, 왜 안 와?"

미용실 유리문에 얼굴을 대고 혹시나 왔을까 미용실 안을 살펴보았다.



우현이네가 돌아온 것은 한 달이 지난 후였다.

"아, 우현이다."

오늘도 역시 유치원을 마치고 우현이네로 오던 유정이가 미용실 앞에 택시가 멈춰서는 것을 보고 뛰어왔다.

"우현아!"

"유정이구나."

먼저 아는 체를 한 사람은 우현 엄마였다.

택시에서 내린 우현은 멍한 얼굴로 미용실 앞에서 문만 쳐다보고 있었다.

"우현아."

유정의 부름에도 앞만 보고 있었다.

"우현아."

다시 작은 목소리로 불렀지만 우현은 유정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날 저녁 유정의 부모님을 따라 우현의 집으로 왔다.

저녁 식사라도 함께 하려고 했지만 우현 엄마가 극구 사양했다.

"우현이가 말을 안 해요. 그날 기억도 못 하고요."

"네!?"

"너무 충격이 컸나 봐요. 장례 치르느라 정신없어 우현이를 제대로 못 봤는데 아이가 넋을 놓은 것 같아요.. 아무 말도 안 하고 이상해서 병원에 갔는데 실어증 증세라고 해요. 여기로 오려고 해도 차를 안 타려고 해서 좀 나아져서 이제야 왔어요."

"죄송합니다."

유정의 아빠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옆에 있던 유정은 어른들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조용히 일어나 우현의 방으로 갔다.

살짝 열린 문을 열고 방 안을 보니 우현이 침대에 옆으로 누워 있었다.

"우현아."

유정이 우현의 곁으로 조심히 다가섰다.

"나가! 너 싫어. 너 때문에 우리 아빠가 죽었어."

우현이 소리치며 유정을 막무가내로 방 밖으로 밀어버리고 문을 쾅 닫아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어른들은 유정을 안아 달랬다.

그리고 우현 엄마가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우현은 침대에 기대어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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