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동그라미 7

두 개의 동그라미

by 봄비가을바람

"유정이, 저희 집에 있어요. 오늘 여기서 재워도 괜찮을까요?"

"어떻게 거기에?"

"우현이가 심부름 갔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만났나 봐요."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우현 엄마가 유정이네로 전화를 하는 동안 유정은 샤워를 하고 우현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동안 우현은 유정의 옷을 세탁기에 넣고 신발을 물기가 마르게 세워 놓았다.

유정과 우현이 우현 엄마가 저녁을 준비하는 것을 도와 식탁을 닦고 수저와 반찬을 꺼내놓았다.

마치 바로 지난 주말에도 그런 것처럼.

식탁에 마주 앉은 우현과 유정은 말없이 우현 엄마가 발라주는 생선도 오물오물 먹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우현은 방으로, 유정은 거실에, 우현 엄마는 급하게 머리를 하러 온 손님이 있어서 다시 미용실 불을 켰다.

동네 미용실이라 가끔 이런 손님도 받았다.

그 덕분에 오롯이 둘만 집안에 남은 우현과 유정이 걱정되었지만 둘만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나, 들어가도 돼?"

유정이 열린 방문을 조금 더 열고 물었다.

"응."

우현이 유정을 한번 쳐다보고 말했다.

"그대로다. 침대하고 책상이 커진 것 빼고는."

"응. 몸이 커졌으니까."

그리고 둘은 하나는 침대에, 하나는 책상 앞 의자에 본의 아니게 마주 앉았다.

"박현도가 너 좋아하는 것 같더라."

유정이 우현의 얼굴을 스윽 보고 말했다.

"아니야."

우현이 고개를 더욱 숙이며 말했다.

"너, 박현도 좋아한다며?"

이번에는 우현이 먼저 말했다.

"아니야."

유정이 얼굴이 빨개져서 말했다.

"맞네."

"아니라고."

미용실 손님을 보내고 집안으로 들어서자 우현의 방에서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렸다.

밤새 그렇게 소곤소곤 소리는 노란 병아리 둘이 종종종 봄나들이에 신난 것처럼 끊이지 않았다.



가을날, 오후 하교 시간은 왠지 서늘하다.

버스를 타기는 뭐 하고 그렇다고 걸어가자니 추워서 등하교를 자전거로 한다.

우현은 아직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아 혼자 자전거 타는 것은 겁이 났다.

"태워 줄까?"

우와!

우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웅성웅성했다.

박현도였다.

"아니야. 괜찮아."

우현이 박현도의 자전거를 지나치려는데 또 묻는다.

"태워 줄게."

하굣길 학생들의 시선에 어쩔 줄 몰라하는데 끼익 자전거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야, 김우현! 타!"

이유정이었다.

"응."

가볍게 대답하고 유정의 자전거에 올라타는 우현을 박현도는 <쟤들 뭐지?>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끝..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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