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단편소설집 봄비 오는 날
12화
누구니? 너는.. 3
기다림의 배신
by
봄비가을바람
Jun 7. 2023
"네."
"잘 지내지?"
"네."
"그냥 해 봤어."
"네."
"잘 지내."
그리고 남자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여운은 휴대폰을 든 채 한참 서 있었다.
그냥 서 있었다.
"여보세요."
"미안해. 오늘 저녁 같이 못 먹겠다.
집에 좀 다녀와야 해."
"집에요? 무슨 일 있어요?"
"일단, 가 봐야 할 것 같아. 전화 못 할 거야.
다녀와서 연락할게."
그렇게 6개월 전에 남자는 급하게 집에 다녀온다며 연락한 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전화가 안 되었다.
회사에는 아예 휴직계를 냈다는 것을 연락이 안 되는 게 이상해서 회사로 전화한 후 알게 되었다.
"여운아, 그 사람, 결혼했대."
"응!?"
이 주째 되던 날, 여운은 남자와 같은 회사에 다니는 혜윤에게서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지난주에 신혼여행 다녀왔대."
"무슨.. "
여운은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친구가 하는 말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휴대폰을 들고 서 있던 여운은 컵라면 냄새가 코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식탁 위에 있는 컵라면 뚜껑을 벗기고 라면을 젓가락으로 집어 올렸다.
얇은 라면 면발이 두 배로 퉁퉁 불어 터져 있었다.
젓가락을 입으로 가까이 가져가는 순간,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무것도,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을 덴데 잡으려 했는지.
여운은 소리 내지 않고 울음을 삼키려 했지만 이내 소리로 튀어나왔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keyword
연락
단편소설
휴대폰
Brunch Book
단편소설집 봄비 오는 날
10
누구니? 너는.. 1
11
누구니? 너는.. 2
12
누구니? 너는.. 3
13
누구니? 너는.. 4
14
누구니? 너는.. 5
단편소설집 봄비 오는 날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30화)
48
댓글
6
댓글
6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봄비가을바람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구독자
745
팔로우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이전 11화
누구니? 너는.. 2
누구니? 너는.. 4
다음 1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