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니? 너는.. 3

기다림의 배신

by 봄비가을바람

"네."

"잘 지내지?"

"네."

"그냥 해 봤어."

"네."

"잘 지내."

그리고 남자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여운은 휴대폰을 든 채 한참 서 있었다.

그냥 서 있었다.




"여보세요."

"미안해. 오늘 저녁 같이 못 먹겠다.

집에 좀 다녀와야 해."

"집에요? 무슨 일 있어요?"

"일단, 가 봐야 할 것 같아. 전화 못 할 거야.

다녀와서 연락할게."

그렇게 6개월 전에 남자는 급하게 집에 다녀온다며 연락한 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전화가 안 되었다.

회사에는 아예 휴직계를 냈다는 것을 연락이 안 되는 게 이상해서 회사로 전화한 후 알게 되었다.



"여운아, 그 사람, 결혼했대."

"응!?"

이 주째 되던 날, 여운은 남자와 같은 회사에 다니는 혜윤에게서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지난주에 신혼여행 다녀왔대."

"무슨.. "

여운은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친구가 하는 말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휴대폰을 들고 서 있던 여운은 컵라면 냄새가 코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식탁 위에 있는 컵라면 뚜껑을 벗기고 라면을 젓가락으로 집어 올렸다.

얇은 라면 면발이 두 배로 퉁퉁 불어 터져 있었다.

젓가락을 입으로 가까이 가져가는 순간,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무것도,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을 덴데 잡으려 했는지.

여운은 소리 내지 않고 울음을 삼키려 했지만 이내 소리로 튀어나왔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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