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니? 너는.. 4

차가운 이별

by 봄비가을바람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앞에 놓고 마주 앉은 여운도 무슨 말인가 하려고 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컵 속의 얼음이 녹으며 컵 겉을 타고 흐르며 컵 바닥에 물 자국이 눈물 자국처럼 번져갔다.

"미안해."

한참 지난 후 남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이 주째 금요일 퇴근 시간에 메시지가 왔다.



"잠깐 보자.
거기서 기다릴게."



짧은 메시지에 여운은 드디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반가움보다 그의 입으로 듣는 현실의 불안을 피하고 싶었다.

이렇게 보면 정말 끝이기에 미루고 싶었다.

하지만 미룰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었다.

카페로 들어서자 한쪽 자리에 앉아있는 그 사람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왔어?"

"......."

"잠깐만. 커피 가져올게."

친구들한테 늘 자랑하던 친절한 그가 오늘은 죽도록 싫었다.

남자는 속도 모르고 여운의 입맛에 맞게 시럽을 한번 눌러 담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여운의 앞에 놓았다.



"미리 말 못 해서 미안해."

"......"

"어떤 말도 모두 변명일 뿐이고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알아. 미안해."

"......"

"그냥 돌아서 가. 나쁜 놈이라고 욕하고 그냥 가."

무슨 선심이라도 쓰듯 남자는 자기 편한 말만 골라했다.

'미리 말하지 많아서 미안하다고?

결혼한다고? 아님 넌 그냥 갖고 논 거라고?'

여운은 속에서 수없이 했던 말을 남자에게 퍼붓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의 예상대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을 보며 더욱 비참해지고 있었다.



"그래요. 우리 그만 봐요."

여운은 자신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남자를 더 이상 마주 보고 싶지 않았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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