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며 대부분은 메시지로 소통을 하다 보니 메일을 항상 열어 놓지 않는다.
메시지로 메일 전송을 공지하면 메일을 열어 본다.
어제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를 준비하며 왠지 메일을 열어 보고 싶었다.
<08:59 메일 원고 청탁서>
제목만 보고 <뭐지?>, 잠시 생각하다 메일을 열었다.
지난 5월 단물과 쓴 물을 함께 맛보았다.
문학지 신인상 수상으로 시인으로 등단해 오랜 꿈을 이루었다.
그리고 한 편 두 편 쌓인 단편소설이 자꾸 마음에 걸려 빗장을 풀어 내보내고 싶어서 단편소설 문학지 공모전에 응모를 했었다.
하지만 최종 당선작에 선정되지 못하고 탈락의 쓴 물을 마셨다.
보기 좋게 탈락을 하고도 단편소설을 계속 쓰는 것을 보면 심장에 굳은살이 생기고 있나 보다.
글을 쓰며 소설을 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머릿속에 스토리가 펼쳐지고 눈물과 삶의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아무도 읽지 않을 것 같은 글에 소설이라는 이름을 붙여 내놓으며 적어도 쓴 자신만은 굳건한 독자가 되기로 했다.
감사하게도 여러분들이 읽어주시고 연재될 때마다 응원을 해주셔서 꽤 많은 편수가 모였다.
퇴짜를 맞은 곳에서 원고 청탁이 들어온 것이다.
<탈락시킬 때는 언제고.>
괜히 심통을 부리고 싶을 만큼 잠깐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온 기회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했다.
지금껏 헛꿈을 좇은 건 아니란 걸 안 것만으로도 자신이 대견했다.
그래서 원고 청탁에 응하기로 했다.
이번 가을이면 단편소설 한 편이 날개를 달고 넓은 세상으로 날아간다.
눈앞에 놓인 문 중에서 어느 문을 열 것인지, 그 선택은 자신에게 달렸다.
그리고 준비가 되어 있고, 하고자 하는 것을 놓지 않았다면 기회는 언젠가는 다시 돌아온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