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에 머무는 그림자 8

비가 오고 있었다.

by 봄비가을바람

후두둑 후두둑!

후두둑 후두둑!

연거푸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서연은 들고 있던 액자를 내려놓고 베란다 쪽으로 향했다.

환기를 위해 열어 놓은 창문 틈으로 빗방울이 베란다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열린 바깥문을 닫고 돌아서 안쪽 문을 닫은 다음에 커튼으로 베란다 문을 가렸다.

비 오는 창문으로 흘러내리는 빗물이 마치 눈물이 흐르는 것처럼 서연의 시야를 가렸다.

다시 소파로 돌아온 서연은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어둑해지는 거실 안에 빗소리로 채워지고 있었다.

밤새 멈추지 않을 것 같은 <후두둑 후두둑> 소리가 마치 누군가의 울음소리처럼 들렸다.

서연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휴대폰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해 놓은 노래를 틀었다.

소리를 높여 빗소리가, 아니 울음소리가 묻히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거실에는 음악 소리로 가득 차서 빗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깜박 잠이 들었던 서연은 어두운 거실 벽을 더듬어 불을 켰다.

동시에, 텔레비전 옆에 놓인 액자와 눈이 마주쳤다.

서연은 누군가가 액자 앞으로 부르는 것 같았다.

천천히 다가가다가 치맛자락이 소파 앞에 놓인 탁자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쿵.

무릎에 멍이 들겠다는 생각을 하며 액자를 집어 들었다.



사진을 들고 한참 들여다보던 서연의 눈이 점점 커졌다.

그리고 나지막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서연의 눈에 점점 선명해지는 사진 속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서연과 턱시도를 입은 선우가 활짝 웃고 있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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