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에 머무는 그림자

에필로그

by 봄비가을바람


남은 사람은..


남겨진 사람, 남은 사람은 힘이 약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뭐라고 말이라도 하고 싶지만

대구가 없다.

함께 한 시간을 되돌리면 눈물만 남고

홀로 가는 시간에도 눈물이 남는다.

나이에 상관없이, 함께 한 시간에 상관없이

떠나고 보내는 일은 힘들다.



화장터에서 불 속으로 홀로 보내고

한 시간 여 기다리는 동안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 모두 같은 마음일 텐데

눈물과 그리움으로 덤벅이 된 얼굴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

두두둥 두두둥!

갑자기 엄청난 소리의 큰 북소리가 울렸다.

천장이 높은 공간에 울리는 소리는 울림이 커져

신비하고 무섭기까지 했다.

하지만 북소리가 아니었다.

불 속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모습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곡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목소리의 힘을 처음으로 느꼈다.

같은 마음과 같은 목소리의 배웅은 그 공간에 있던

모두 사람들을 한 마음으로 울렸다.



처음 서연의 이야기를 시작할 때에는 이렇게

이어질 줄 몰랐다.

<시간 속에 머무는 그림자>를 쓰는 동안

큰 이별을 겪으며 <남은 사람>의 이야기로

바뀌었다.

부정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시간을 지나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남은 자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로 바꾸었다.

어쩌면 서연과 달리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견뎌내는 시간 속에 머무는 그림자와 함께 살아갈 것이다.


소설을 쓰며 처음 시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

서툴고 어설픈 그들이 시작하는,

바로 거기까지의 이야기이다.

누구는 시작이 쉽지만 또 누구는 시작이 어려워

아무것도 못 한다.

비록 더딘 시작이라고 해도

앞으로 굳건하기 위한 출발이기에

오래 걸려도 말없이 지켜봄으로

그들을 응원한다.




끝..




<대문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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