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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Aug 19. 2023

여름을 가을에 건넸다.


여름을 가을에 건넸다.



붉은 해에 따끔거리는 바늘을 꽂아

누구도 만지지 못하게 거리를 두었다.

가까이 못 가도 비에 젖은 

몸이라도 말라야 날개가 펴질 텐데.

자꾸 매몰차게 저리로 저리로

밀쳐내고 외면했다.

정 떼기도 한두 번이지 괜히 맘이 상했다.



까칠하게 굴던 성미가 누그러지

독한 열기도 낮추고

저녁노을에 고개를 숙였다.

한두해 겪는 일도 아닌데 기껏 데워놓은 자리

내어주기가 싫고 서러웠다.

다 두고 가는 마음 오는 가을이 보듬어

추운 계절 끝에 똑같이 안부를 묻는다

달래고 달랬다.









by 봄비가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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