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아프다./번외 편 2
첫사랑은 첫사랑으로..
윤은 아침 서늘한 기운에 잠이 깼다.
어젯밤 잠들기 전 후끈한 공기 때문에 선풍기를 켜놓고 끄는 것을 깜빡했다.
에어컨 바람은 서늘할 것 같아 선풍기를 켰는데 선풍기 바람마저 차게 느껴지는 계절이 되었다.
휴대폰을 보며 뒤척이다 잠이 들었는데 몸이 여기저기 불편하고 오히려 더 피곤했다.
며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이사 때문에 피곤이 쌓였나 보다.
밥도 챙겨 먹지 않아 살은 빠졌는데 몸은 더 무거웠다.
밥 생각도 안 났지만 마땅히 먹을 것도 없었다.
이사 준비를 하며 냉장고를 비워야 해서 장을 보기도 그렇고 혼자 배달시키는 것도 좀 그랬다.
그렇다고 밖에 나가는 건 더 내키지 않았다.
"우리 얼만만이지?"
"10년 전쯤에 한 번 본 것 같은데."
친구 선우의 결혼식장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고교 시절, 교내 커플은 아니었지만 썸 아닌 썸을 타던 친구였다.
실제로 연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윤에게는 첫사랑의 셀렘으로 가득 찼던 고교시절을 보내게 해 주었다.
"맞아. 그때 너, 아르바이트하는 카페에서 봤었지.
지금은 뭐 해?"
"으응. 그냥 작은 회사에 다녀."
"그렇구나.
이따가 우리 차 한 잔 하자."
"그래."
고교시절에는 하지 못하던 애프터신청도 자연스럽게 할 만큼 나이가 든 건지, 용감해진 건지 모를 어수선한 마음이 윤을 설레게 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들은 몇몇이 모여 그룹으로 흩어졌다.
신혼여행지로 떠나는 비행기 시간 때문에 뒤풀이는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 전에 네가 아르바이트하던 카페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그 카페가 기억나?"
"응. 너무 좋아서 그 후, 한 달쯤 지나고 자주 갔었지.
근데 넌 아르바이트 그만두고 없더라."
윤은 살짝 두근거렸다.
<혹시 날 만나러 온 건가.>
혼자 생각에 살짝 얼굴이 붉어진 윤은 물었다.
"혼자서?"
"아니, 여자 친구랑.
여자 친구, 아니 지금은 와이프네.
엄청 좋아하더라고."
"아."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잘 가. 선우, 뒤풀이 때 보자."
"그래. 잘 자."
카페를 나온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졌다.
그 친구는 차를 가지러 결혼식장 주차장으로 가고 윤은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 도착 시간이 5분 남은 걸 확인하고 돌아보니 아무도 없는 오후 5시의 버스 정류장은 너무 외로웠다.
조금 후, 차가 한 대 윤의 앞에 섰다.
조수석 창문이 내려지고 남자가 소리쳤다.
"잘 가. 다음에 보자."
그리고 덩그러니 윤을 두고 차가 유유히 버스 정류장을 지나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