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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Oct 06. 2023

채워지지 않는 그릇

두고 간 마음이 슬프고 애달프다.


채워지지 않는 그릇



두 손 모아 담고 담아

그릇에 채우고

또 두 손 가득 채워

달래고 달래

달려가는 걸음을 멈췄다.

욕심이 앞지르고 서둘러

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그릇에 담기도 전에

새어나가고 흘려 넘쳤다.

천천히 물을 다시 받아

사뿐히 걸어 옮겨 담았다.

또 마음이 급하게 걸어 나와

찰랑찰랑 물이 넘쳐

찰방찰방 발아래 물이 고였다.



탈탈 털어 뒷걸음질로

물기 묻은 신을 말리고

뒷짐 지고 하늘 한번 보고

고개 숙여 허리 한번 펴고

가는 시간 앞지르고

꿈꾸는 마음 서두를 일이 아니다.

찰랑찰랑 넘칠 바에야

조금 모자라도 되었다.

찰방찰방 눈물 떨굴 바에야

덜어내어도 되었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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