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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Oct 07. 2023

마음 묶기

맺은 마음도 흔들린다.


마음 묶기



나무 꼭대기에 흰 구름이 하나 걸렸다.

시린 파란 가을 하늘에 어울리지 않아

아침 해가 고개를 들기 전에 쫓겨났다.

심통이 나지만 꾹꾹 눌러 참고

후 한숨을 내었다.

사라라 사라라

마른 잎마저 성기게 붙은 나뭇가지에

소름이 돋았다.

있는 자리는 늘 주인이 정해지고

빈자리도 잠시 쉴 틈이 없다.

노을이 시간을 재촉하고

검은 하늘에 별이 박히면

나무 위 흰 구름은 더 이상 오늘이 아니다.

슬그머니 옷깃 여미고

주섬주섬 뒷걸음질로 나무에서 내려왔다.

떨리는 목소리로 작별 인사는 못 하고

한번 더 올려다보고 두고 온 것 없나 서성였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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