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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Dec 02. 2023

겨울 애상

겨울의 시작


겨울 애상



두툼해진 옷 속으로

여전히 바람이 파고들고

눈길 미끄럼이 무서워도

겉옷 속에 손을 파묻었다.

지나치는 모든 걸음이 바쁜데

우는 얼굴로 괜찮다는

안부를 전했다.

홀로 멈춰 제자리걸음을 해도

걸음수가 셈에 보태어지고

와 상관없이

한해의 끝에 내몰렸다.

살짝 등을 밀면 떨어질 것 같은

낭떠러지 끝에서

발끝보다 손끝에 힘을 주었다.

누구라도 뭐라도

마지막 한 번은 버텨볼 테니

작은 온기 하나만

내밀어주기를 바랐다.

계절의 끝이 진정 끝이 아니라

씨앗을 땅 속 깊이

겨울잠을 재웠다.

멀리 시베리아에서

몽글몽글 아지랑이가 피면

제일 먼저 서릿발 앞에서

고개를 치켜들 것이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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