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그리운 수구레 국

우리 집 소울푸드

by 봄비가을바람

"나, 수구레 국 먹고 싶어."

둘째 동생이 전화를 했다.

"알았어."

며칠 전부터 꿈에 태몽 비슷한 것이 보이더니 맞나 보다.

"나, 수구레 국 먹고 싶다구."

"응, 알았어."

하고 전화를 끊었다.

괜히 그런 꿈을 꾸니 엄마 생각이 나서 수구레를 사 가던 참이었다.



<출처/요리백과 쿡쿡 TV, 수구레>



수구레는 소고기 부위 중 소의 가죽 껍질과 소고기 사이의 쫄깃한 식감의 부위이다.

소고기가 부위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듯 수구레도 붙어 있던 부위에 따라 쫄깃한 식감이 조금씩 다르다.

얇게 떼 진 부위는 많이 쫄깃하고 두툼하고 고기가 살짝 붙어 있는 부위는 제법 일반 고기처럼 씹힌다.

일반 소고기보다 저렴하고 돼지고기보다 쌌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지역에 따라 모르기도 하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접하기는 좀 어렵다.

시중에서는 완전 생고기가 아닌 한번 삶은 상태의 고기로 판매한다.

만약, 그냥 생고기라면 아마도 집에서 요리해 먹기 힘들 것이다.

한번 삶긴 했지만 고기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

어릴 때는 소똥 냄새나는 고기라고 했을 정도이다.

물에 담가 냄새를 빼고 여러 번 박박 손빨래하듯 문질러 씻어서 생강, 마늘, 대파를 넣고 다시 한번 삶아야 한다.

삶으면 좀 더 탱글 해지고 냄새도 좀 없어진다.

삶고 나서는 다시 깨끗하게 여러 번 씻어야 한다.

금방 삶은 고기를 꺼낼 때는 조심해야 한다.

고기 껍질이기 때문에 지방이 녹아 일반 고기보다 더 뜨겁다.

그리고 보통 고깃국 끓일 때보다 조금 작게 썰어야 한다.

고기가 아주 쫄깃해서 한참을 씹어야 하는데 크면 좀 부담스럽다.

예전에는 밥 다 먹을 때까지 그중 한 조각을 남겨 놓았다가 밥 먹고 일어설 때 입에 넣고 한참을 씹고 다녔다.

그래도 한참 구수한 맛이 났다.

고기도 진국인 고기이다.



수구레 국은 경상도 지역에서 국밥으로 먹는다.

장터 음식처럼 큰 가마솥에 오래오래 끓여 구수한 국에 밥을 말아먹는다.

오래 끓여야 제 맛이 나는 국이다.

우리 집에서는 엄마가 들큼하게 국을 끓였다.

단맛이 나는 국이었다.

설탕을 넣은 단맛이 아니라 단맛이 나는 채소를 넣어 끓인 국이다.

뜨겁고 오래 끓이는 국이니 겨울에 먹으면 좋다.

겨울에 더 맛있는 겨울무에 양배추, 대파, 양파, 마늘에 고춧가루, 소금으로 간을 하는 담백한 국으로 끓였다.

고기와 채소가 뭉근하도록 약한 불에서 오래 끓여야 한다.

국물이 걸쭉해서 밥을 말면 더 구수해진다.

그래서 오늘보다 내일 더 맛있는 국이다.

고기도 좀 부드러워지고 들큼한 국물이 진해져서 더 맛있다.



우리 집은 부모님이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살았지만 자주 고향 음식을 해 먹었다.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셨고 가족이 많으니 한 번에 많은 양을 해서 여러 사람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했다.

어릴 적 추억, 생각나는 음식, 먹고 싶은 음식 하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던 음식이 그립다.

힘들거나 그리움에 흔들릴 때는 더 생각난다.



동생이 입덧으로 아무것도 먹지 못 하면서도 생각난 음식이다.

아마도 엄마가 보고 싶은 거겠지,

손질해서 삶은 수구레와 국 한 통, 겉절이를 싸 들고 동생네로 갔다.

받아 들자마자 국부터 데우고 밥 한 숟가락 말아 선 채로 떠먹었다.

"혼자 다 먹을 거야."

"애들 아빠는 아무리 얘기해도 몰라. 얼마나 먹고 싶었는데."

매부한테 어디 가서 좀 사 오라고 몇 번을 말했나 보다.

결혼도 안 한 큰 언니, 엄마 생각에 속상할까 봐 참고 참았다가 얘기한 거다.

"그래, 너 혼자 다 먹어. 다 니 꺼야."


언제나 엄마가 필요할 때 - 엄마가 필요한 게 맞다. - 늘 여전히 생각나는 음식이 수구레 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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