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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콘 Jan 11. 2019

제발 그 남자를 떠나 좀

God의 신곡이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GOD가 14년 만에 박진영과 호흡을 맞춰서 신곡 "그 남자를 떠나"를 냈다. 아침 출근길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1위로 올라있어서 우연히 들었는데, 출근길 내내 무한 반복으로 듣게 되었다. JYP 스러운 멜로디와 오래된 GOD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친숙함이 좋았고, 무엇보다도 가사가 착착 와 닿았다.


"제발 그 남자를 떠나 좀, 네가 왜 그러고 살아. 네가 얼마나 소중한데 그럴 바에야 내게 와, 네 모습을 한번 봐봐 좀, 대체 왜 그러고 살아 그만하면 알잖아 그 사람 절대 변하지 않아"


내용은 굉장히 심플하다, 나쁜 남자를 만나는 그녀에게 제발 정신을 차리라고 말하는 남자. 차라리 내가 행복하게 해 줄 테니 내 옆으로 오라는 슬픈 고백이 담겨있다. 노래를 들으면서 꽤 많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소위 말하는 나쁜 남자, 나쁜 여자를 만나서 고생했던 사람들의 눈빛들이 스쳐 지나갔다.


#사랑이라는 선글라스를 쓰는 이유


선글라스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외선을 차단하고 강렬한 햇빛 아래서 시야를 잃지 않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선글라스는 제 색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단점이 있다. 영화 <신세계> 초반에 정청을 연기한 황정민이 선글라스를 끼는 장면이 있다. 선글라스를 끼면서 정청은 "이야~ 역시 명품이라 달라 무척 새까매" 란 명대사를 남겼다. 선글라스를 끼면 새까맣다.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뭐가 좀 보이냐...?


사랑의 선글라스를 끼는 사람들이 있다. 남들은 다 보이는데, 자신만 잘 모르는 것이다. 지금 연애가 본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주변에 모두는 다 아는데 본인만 모르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은 대게 큰 변화가 없다.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야" "아니야 그 사람이 날 얼마나 사랑하는데" 등등의 변명이지만, 그 말을 하는 그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지가 않는다.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우린 왜 나쁜 연애를 단칼에 자르지 못하는 것일까? 인간은 굉장히 약한 존재이다. 인간은 자신이 믿는 것이 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때의 심리적 고통을 견디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심리적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더욱더 철석같이 믿으려고 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부른다. 인지부조화에 대한 개념을 찾으면 아래와 같다. 


우리의 신념 간에 또는 신념과 실제로 보는 것 간에 불일치나 비일관성이 있을 때 생기는 것으로, 인지 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개인이 믿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 간의 차이가 불편하듯이 인지 간의 불일치가 불편하므로 사람들은 이 불일치를 제거하려 한다. 인지 부조화 이론에서 나온 결과 중 하나는 자신의 태도(나는 따분한 일은 좋아하지 않아)와 일치하지 않는 과제(적은 보수를 받고 무엇인가 따분한 일을 하기)에 참여하면 태도가 행동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이는 불일치에서 생긴 ‘부조화 압력’ (그 과제가 정말로 그렇게 따분하지는 않아) 때문이다. 
종종 사랑은 아프다.


나쁜 연애를 하는 사람들에겐 자신의 사랑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별이 아픈 이유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교류했던 사람이 한순간에 남이 되면서 비어버린 공허함과 상실감 그 외 기타 등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별은 육체적인 고통보다 심리적인 고통 때문에 더욱 힘들다. 사랑이 끝난다는 것은 이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쁜 연애를 끝내게 되면 헤어진 사람은 두 개의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이 끝난 것에 대한 심리적 고통 + 본인의 사랑이 옳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고통 


이 두 고통의 가장 잔인한 진실은 자신의 사랑이 운명이 아니었다는 점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사람에게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사랑의 배신이 사실로 다가오는 것이 두려워서 이들은 나쁜 연애를 지속하게 된다. 나쁜 연애라고 생각하더라도 본인이 더욱더 헌신하면 분명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GOD의 노래 가사를 보면 알 수 있지만 '그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울고 나면 선명해진다.


나쁜 연애를 멈추는 방법은 무엇일까? 주변에서 "그 사람 그만 만나"라고 아무리 말해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사랑에 관한 선택은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멍청한 실수'를 반복하게 만든다. 이런 연애가 끝나려면 본인이 깨닫게 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나쁜 연애로 당할 만큼 당하고 아플 만큼 아프면서 성숙해지고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비가 오고 나면 공기가 깨끗해지는 것처럼, 한바탕 울고 나면 모든 것이 선명해진다. 사랑은 운명처럼 다가오지만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굉장히 일상적인 사건이다. 좋은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많이 울어도 보고, 많은 사건을 경험해보아야 한다. 울고났으면 그다음에는 새로운 걸음을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울고나면 가리고 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윈스턴 처칠이 한 여러 개의 명언 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있다. "To improve is to change, to be perfect is to change often." 발전하는 것은 변화하는 것이다. 완벽해지려면 끊임없이 자주 변화해야 한다. 운이 좋으면 나쁜 연애를 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살다 보면 나쁜 남자 혹은 나쁜 여자에게 휘둘려서 마음에 기관총을 난사당하듯 상처를 많이 당하는 시기도 있다. 그러나 거기서 걸음을 멈추고 "더는 사랑 따위 믿지 않겠어."라는 말을 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닫아두면 안 된다. 


사랑하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의 시처럼 아무리 힘든 시기가 있었더라 하더라도 다시 사랑을 시작해야 한다. 다음 사랑은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아야 한다. 그러니까 지금 사랑이 모두가 아니라고 말하면 제발 그 사람을 떠나라. 새로운 사랑은 여전히 당신의 주변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사랑은 또 시작된다. 운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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