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용.
bgm_Everything by 검정치마
집으로 걸어오면서는, 나를 구원해 줄 천사 하나가 뚝 떨어졌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 버렸다. 그런데 구원은 셀프다.
*죽어버린 다윗의 별들.
하늘을 올려다 봤다.
나는 따뜻한 사람이 좋다.
나의 현재를 바라봐 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어쩌면, 그건 일종의 구원이었을지도.
그런데 그런 인간은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끝끝내 스스로에게 괜찮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버거우면 그냥 있으라고.
*이기심을 토대로 쌓아진 이타심에 본인을 욱여넣을 필요는 없다고.
그렇게 스스로 생각했다
모든 것의 경계가 모호해져만 간다. 자꾸 모르겠다는 말만 나온다.
다 모르겠다. 좆도 모르겠다. 생각이 안 닿는다.
살기 싫었다.
사실은, 사는 게 무서웠다.
왜 해가 또 뜨지. 지겹다.
내 세상이 그렇다. 해따위 뜬 적 없다는 듯 흐리고 축축하기만 한.
*탓할 무언가를 애써 떠올려 봐도, 오직 나만의 어리석음뿐이었네. (잠 by 나이트 오프)
죽고 싶으면 죽어도 돼.
근데 죽지 마.
죽고 싶지도 않고, 살고 싶지도 않다. 친구에게 이런 상태는 뭐냐고 물었더니, 두 글자의 답변이 왔다.
존재.
*그냥, 생각을 더 이으면 하루를 살아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처음부터 내 의지였던 것은 없다
그럼 처음부터 잘못된 건 무엇이었을까.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냥. 다를 것 없이 하루를 살아내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잊고 살면 된다
내가 했던 말도 덮어 버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살면 된다
내 몸이 언제까지 성할 수 있을진 나도 모르겠다
그치만 오늘 안 망가졌다면, 그걸로 됐다
우린 좀 미래에 무책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괜찮냐고,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 오는 질문들을 차마 직면할 힘이 없었다. 다 너무 지친다.
그러니까, 나는 초석부터 잘못된 돌산을 낑낑대며 짊어지고 가고 있는데, 자꾸만 주변 사람들이 내 돌산을 건드리려 하는 느낌.
그거 잘못됐다며, 내 돌산을 다 무너뜨리고 하나하나 다시 쌓으며 내게 생경한 무게를 지우려는 느낌.
나는 그냥 안 아픈 게 더 어색하고. 생각마저도 너무 지쳤고.
*잘해 왔잖아. 그러니까 이 구멍도 그냥 대충 아무렇게나 메워 보자. 개념 원리로. 수능 특강으로.
이 구멍도 어떻게든. 메워지겠지. 엉성하게라도. 그러니까.
이젠 배가 고프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러니까 내 허기를, 어떻게 달래 줘야 할지. 내가 뭐 때문에 울고 있는 건지 몰라서, 멀거니 멍청하게 바라볼 뿐이다.
안 괜찮다.
사실 하루도 괜찮았던 날이 없었다
나는 강한 인간이 아닌데, 왜 그렇게 돼야 하는지 의문스러웠다.
심장이 찢어진 것 같다. 너무 아프다.
사실 엄마의 생일 편지를 쓰는 척, 나를 위로했던 것 같다. 괜찮다고.
안 괜찮은 거 빼고 다 괜찮은데, 괜찮은 게 없다. 어느 것 하나도.
짱강이 일기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