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새벽낭독의 책들-이처럼 사소한 것들(4)
김미경 강사는 저에겐 멘토이자 언니 같은 분입니다. 언니가 없던 저에게 먼저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는 김미경 강사는 따라쟁이 동생처럼 그녀의 말을 따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전업주부 탈출을 위해 처음 읽었던 책이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였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외칩니다.
13년 동안 재택근무를 하며 오로지 아이들 교육비와 서울입성을 위해 악착같이 경제활동을 했던 나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가르침은 코로나로 모든 것이 정지된 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저에게 [김미경의 리부트]로 다시 저를 흔들어 깨웁니다.
디지털 도구를 배우고 온라인 sns채널을 만들기 위해 밤을 새워 강의를 듣고,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관련 책을 보며 따라 했던 시간들...
비전을 갖고 목표와 실행을 강조하며 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배우고 나를 브랜드 하라고 했던 그녀가 이번에 새로 나온 [딥 마인드]에서는 달라진 그녀의 모습을 느끼게 됩니다
온라인 세상에 답이 있다고 외치며 다양한 교육커리큘럼을 만들고 직원을 대폭 늘렸던 그녀의 사업은 코로나가 종식되며 서서히 내려앉습니다. 그렇게 새벽 4시에 일어나 60 평생을 달려왔는데 남은 것이 무엇인가. 불면의 밤을 보내고 사업체를 정리하면서 정작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마음을 살펴보지 못한 것을 알게 됩니다
그녀가 선택한 첫 번째 방법이 집으로 돌아가기입니다. 한때는 별명이 "있네"였다고 합니다. 새벽에 나가 밤늦은 시간 귀가한 엄마가 아직도 "엄마 있네?' 막내가 깜짝 놀라고, 남편도 "당신 있네?" 였다고 합니다
남편이 출근하기 위해 신발을 신으려고 할 때 그 옆에서 잘 다녀오라며 따듯한 인사, 신발장인사를 시작으로 그녀는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합니다.
소설낭독의 매력 중 하나는 등장인물의 희로애락, 감정, 행동을 직접 표현해 보며 자기 안에 내재된 감정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평소에 느끼고 있었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던 감정을 소설 속 문장에서 만날 때 우리는 등장인물과 하나가 됩니다
그 세월 내내 펄롱의 곁에서 변함없이 지켜보았던 네드의 행동이, 바로 나날의 은총이 아니었나.
펄롱의 구두를 닦아주고 구두끈을 매 주고 첫 면도기를 사주고 면도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던 사람이다.
왜 가장 가까이 있는 게 가장 보기 어려운 걸까?
잠시 멈춰서 생각이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떠돌게 하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새벽낭독, 이처럼 사소한 것들 중 오늘의 한 문장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우리는 가장 가까이에 나를 숨 쉬게 하고 나를 존재하게 만든 소중한 이를 너무 당연시하거나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김미경 강사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신발장 인사를 시작으로 가족과 화해의 포옹을 하듯 말이죠. 잠시 멈춰서 나에게 매일 쏟아지는 나날의 은총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