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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요로움 Jun 25. 2020

나의 노래사랑, 노래 예찬

정승환 노래 참 잘한다.

비긴어게인TV 프로에서 정승환이란 가수의 목소리에 잔잔함을 되찾았다.

미소년 같은 외모에 음색도 어쩜 그리 아름다운지 마음이 차분해진다. 힐링받은 느낌이 들었다.

비긴어게인 출연 가수들의 음색 모두 듣기 좋고 부드럽다. 가수들 모두 좋은데 그중에 특히 정승환의 목소리에 마음이 움직였다. 숫기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은데 노래 하나만큼은 정적인데다가 부드럽고 섬세한 보이스가 참 좋다. 


노래를 잘 부르진 못하지만 부르는 것도 듣는 것도 참 좋아한다.

어릴 때 학교 갔다 오면 집은 늘 텅 비어있었다. 부모님은 참으로 성실하게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을 하셨다.  학교 갔다오면 책을 읽는다든가 숙제를 한다든가 하기보단 음악책을 펼쳐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불러댔다. 발성이며 부르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웠다면 노래 관련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를 만큼 노래에 흠뻑 빠져있었다.


그당시 내가 살던 집주인 딸은 피아노가 집에 있었고 피아노도 곧잘 쳤다. 체르니 40번을 친다나, 나도 피아노가 너무 배우고 싶어서 엄마에게 졸라보았지만 보내주시지 않았다. 사실 그럴 형편이 못됐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학교 갔다 와서 다락방에서 학교에서 배운 음악책을 펴고 아는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는 거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도 엄마가 돌아올 시간은 아직도 멀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공부나 책 읽는 것에 취미가 있었다면 더 유용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내겐 그보다 노래가 좋았다. 그 시간만큼 책을 읽었다면 인생이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를 만큼 노래를 매일 불러댔다.


지금도 노래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나 부럽다. 노래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학교에서 마련한 합창부에 들어가 배운 것과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시간에 부르는 찬송가가 전부였다. 좀 더 커서는 성가대에 들어가 화음 넣는 것을 배웠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분명히 파트를 나누어 가르쳐주셨는데 음들이 하나로 합쳐져 원음을 따라부르고 있으니...

덕분에 잘 부르진 못해도 듣는 귀는 생겼다. 음악이 늘 곁에, 가까이 있긴 했지만 재능이 미천하여 잡을 수 없는 무지개와 같았다. 그만큼  노래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우리 아버지도 노래를 참 좋아하신다. 뽕작을 제법 잘 부르신다. 소울도 있으시고 음정, 박자, 음색도 좋으시다. 노래를 좋아하셔서 전국 노래자랑에 접수했지만 예선 탈락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전국 노래자랑에 나갈 정도면 끼가 많던가 그야말로 프로 가수급은 되어야 되는 것 같다. 그만큼 우리 가족은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노래에 모든 한, 모든 시름을 싣고 흘려보낼 수 있어 좋다. 노래 한 소절 부르고 나면 뱃속 깊이 있던 체증이 사라지는듯 하다.


잠이 덜 깬 아침, 정승환 가수가 나오는 비긴어게인을 들으며 속삭이는듯한 감미로운 목소리에 기분 좋게 아침을 맞이했다.

노래는 참으로 물과 같은 힘이 있는 것 같다. 급속도로 사람의 마음을 힐링하는 것을 보면, 그래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고 여러 형태의 노래들이 유지되나 보다 사람의 마음을 쉽게 유연하게 바꾸어놓는 것을 보면, 노래 예찬을 할 만큼 요즘 발라드에 트롯에 푹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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