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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거는 용기

by 야초툰

오늘은 첫 야간 근무 시간

나는 나만의 시간에 커피 한잔 마시며 여유롭게

아무도 없는 J부장 사무실에 놓을 주간 보고서를 출력하고 있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삐리리 리리~”

"제가 전화받을게요!(전화를 당겨 받는 SKILL- 스페이스키를 다른 자리 울리는 전화를 당겨 받을 수 있다.)

안녕하십니까, 호텔 예약실 허대리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저기 아가씽!! 내 말 좀 들어봐 봥요~@_@”

술 냄새 풀풀~~~

전화기 너머로 술 냄새가 진동을 했고 객실번호 1204호 손님의 전화였다.

시간은 새벽 2시 30분

이 전화는 쉽게 끝나지 않겠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아... 네 고객님 무슨 일 있으셨나요?”


“아니 내가 우스워!! 네가 변호산데 말이야 서울에 유명한 로펌에 변호사라고”


“아 변호사님~무슨 일 있으셨나요?(안물 안궁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그는 나의 대답과 상관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당신들이 누군데 감히 나를 무시해!!

내 말 좀 들어봐 누가 이상한 사람인가!

아니 내가 클럽 라운지에서 술을 마시는데,

내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부부가 나에게 말을 걸더라고

나도 혼자 적적하기도 했고 11층 클럽 라운지에 2시간 동안 와인과 안주가 무제한 제공 시간이기도 해서 같이 앉아서 술을 마셨지”


“아 그러셨어요?(왜 나에게 반말인가?...) 그래서요?


“마시다 보니까 흥이 오르더라고 그래서 내 방에 가서 더 마시기로 했어.

요즘 사람들은 2차라고 하나 아무튼 그 둘을 내 방에 초대를 했지.

마침 내가 밸런타인 30년 산을 가지고 왔었거든.

이 내가 말이야! 호텔에서 조용히 나 혼자 마시려고 가져온 건데 내가 머에 씌었었나..

아... 아무튼 정신 차렸을 때 이미 그 부부를 내 방으로 초대를 하고 있었지 않았겠나.

그래 머.. 거기까진 좋았어

그런데 말이야 사람들이 기본이 되어 있다면 말이야

그 비싼 술을 내가 꽁으로 제공했으면 안주 정도는 들고 오는 게 예의 아닌가?

아니 안 들고 빈 손으로 왔더라고!!"


“아... 그렇죠.. 그 비싼 발렌타인 30년인데요~-> 앵무새 SKILL 손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같이 말함

(아니 그런데!! 누가 특급 호텔에 투숙하는데 안주를 가방에 싸간다 말인가?)


“그렇지! 그런데 빈손으로 왔길래 내가 안주를 친절히 룸서비스로 주문해 줬다고. 그리고 영수증을 그들에게 내밀었지! 그런데 그 영수증을 보고 그 남편이라는 작자가 손사래를 치면서 싸인을 안 하는 거야? 내가 시킨 건 고작 과일안주에 치즈 플레터일 뿐이었다고!! 그런데 그걸 안 내겠다고?! 내 밸런타인 양주는 100만 원이 넘는데? 나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지만 룸서비스 직원이 어쩔 줄 몰라하며 그 영수증만 쳐다보고 있길래 지성인으로서 화를 일단 참고 내 방 번호를 적어서 돌려보냈네. 그런데 그들이 내가 영수증에 사인을 하고 있는 동안 뒤에서 과일안주를 먹고 있는 게 아닌가?!

난 너무 화가 났지 다시 그들에게 소리쳤어!!!

이 도둑들!! 내 방에서 썩 꺼져!


라고 그런데 그들이 도리어 화를 내는 게 아닌가?

내가 변호사가 아니고 좀팽이라는 둥 서울에 잘 나가는 변호사면 이 정도는 껌 값이 아니냐며 변호사 자격증을 보자고 거들먹거리더군 나는 화가 나서 내 방에서 나가라고 펄펄 뛰었어!!

그랬더니 그들은 고개를 저으면서 변호사 아니고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다면서 로펌 말고 병원에 가보라고 하면서 룸서비스로 온 과일 플레이트를 들고 가면서 나가더군! 난 진짜 화가 났어!!! 쫓아가서 나를 비웃는 그 남녀 머리끄댕이를 잡고 싶었지! 그런데 말이야 그때 갑자기 두려움이 일렁이더군. 딱 봐도 나는 연약한 노인 한 명이었고 그들은 30대 팔팔한 부부 두 명이었지. 수싸움에서 지는데 나이까지 많은 나는 그들의 몸싸움 상대가 될 리가 없었지.. 그렇게 허무하게 그들이 가는 걸 보고만 있었어... 이.. 내가 말이야.. 서울에서 잘 나가는 유명한 변호사인데 말이야... 흑흑흑”


그는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가 분노에서 슬픔으로 가기까지 한 시간이 걸렸다.

나는 그를 위로해야 했다.


“정말 화가 나셨겠어요 저도 이해해요.

변호사님 성함을 보니까

많이 들어본 정말 유명한 변호사 신 거 같은데 말이죠(사실 들어본 적 없었다.)"


“정말 오늘을 어떻게 기억하고 살아야 할지 인생의 오점이야 그들은 내 방 안으로 들인 게 말이야 변호사란 사람이 부부 사기단을 방에 들였다니... 정말 죽고 싶어.”


“술이 취한 상태였으면 누구든 그랬을 거예요....”


그리고 만약 죽고 싶으셨다면 저에게 전화를 하지 않으셨겠죠.



사실 며칠 전 13층 3호에서 투숙객이 죽은 체로 발견되었다.

다음날 포털 사이트 메인에 아래와 같은 기사가 올라왔다.

특급호텔에서 수면제 50알로 극단적 시도... 사업 실패로 극도의 우울증을 앓고 있던 L 씨


당직 지배인이 말하길 그가 보안직원과 같이 객실에 문을 열었을 때, 투숙객이었던 손님은 퀴퀴한 냄새와 함께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침대에 누워 있었다고 들었다. 그 말을 하면서 당직 지배인은 코를 막는 듯한 행동을 하면서 아직도 그 방에 냄새가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경찰에 사건 경위서를 보내기 위해 그 객실에서 전화 온 기록을 찾아보기를 요청했다.

#1303 IN/OUT CALL DATA -NO RECORD 기록 없음

나는 그 객실에서 우리 부서에 전화를 걸기 위해서는 0번만 누르면 연결되었지만, 정작 그 객실에서 온 전화 기록은 0건이었다고 보고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호텔에 죽기로 결심하고 온 손님은 세상과의 어떤 소통도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당신이 죽기로 결심하고 양화대교를 가서 그곳에 써져 있는

“힘드신가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겠습니다”.

라고 적혀 있는 문구를 보고 설치되어 있는 생명 전화기를 들었다면

당신은 살고 싶은 것이다. 자신을 살려달라고 외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1204호의 전화를 술 취한 손님의 전화라 치부하고 그냥 끊을 수 없었다.

추가 90분 동안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었고, 내가 그가 어떻게 어려운 가정에서 유명한 변호사가 되었는지 성장 과정을 모두 다 들은 후에야 그는 전화를 끊었다.

그 시간은 새벽 5시

옆에 동료는 나를 걱정하면서 JS라면서도 그 전화를 받은 게 본인이 아님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나는 우스갯소리로

“내가 일복이 많잖아~ 그래서 이런 일은 아무렇지도 않아!”

라고 했지만 그 2시 30 동안의 통화는 나에게 기 빨리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그날 어떻게 남은 업무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기억 남는 건 마지막 오로지 그 마지막 통화

“삐리리리삐리리리~”

“내가 받을게! (스페이스를 눌러 다른 자리에서 울리는 전화를 당겨 받았다.)"

1204!!! 그 변호사 전화였다.

“체크 아웃하게 짐 좀 내려주세요~”

“아... 네...변호사님”

1204호 손님은 내 목소리를 듣고 지난날의 자신의 행동이 생각났는지 침묵에 휩싸였다.

그도 나도 아무 말도 못 하고 5초 동안 멍하니 전화를 들고 있었던 것 같다.

숨 막히는 정적.....

그리고 그때 정적을 깨는

그의 마지막 한마디

“고.. 마. 마.... 아.. 어.. 요.(뚝)”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당황했지만 그래도 그가 무사히 체크아웃함에 감사했다.

호텔 시스템에 관련부서에 요청 메세지를 보냈다.

REQ : #1204 LUGGAGES 3 PICK UP REQ A.S.A.P.

1204호 체크아웃하니까 가방 3개 픽업해주세요(가능하면 빠르게)

내가 마지막으로 그에게 해줄 수 있는 메시지였다.


PS.혹시 이 글을 보고 있을 변호사님께

"변호사님 잘 지내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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