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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야감 Jun 16. 2023

2. 히든싱어[영탁편]에 나가다

<히든싱어7>영탁편 지원해보시겠어요?

"이거 진짠가? jtbc 작가라는데?"

"엥? 무슨 프로그램이지?"

"메일로 연락달래. 혹시 모르니까 안 쓰는 메일 알려줘야겠다"


이러한 형태의 스캠은 들어본 적이 없으나 워낙 모바일, 인터넷상의 사기가 많다 보니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을 위해 잘 쓰지 않는 메일을 댓글로 알려주고 기다려보았다. 20분 정도가 지나 진짜로 메일이 하나 와있었다. 메일은


안녕하세요. JTBC <히든싱어 7> XXX 작가입니다.


라는 제목이었다.


'히든싱어라...'

가슴이 두근거렸다. 메일을 열어보았더니 이번 히든싱어 새 시즌을 준비하며 노래영상을 보고 연락을 드리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생각해 보시고 연락 달라는 말과 작가의 전화번호 하나.

'이미 출연한 적~' 은 다른 참가자들과 혼동이 있어 기재한 부분으로 보인다


이 연락하나로 방송출연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순간적으로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내가 방송에 나가도 되나? 내가 방송 나가면 잘할 수 있나?


고민이 의미 없을 정도로 바로 Yes라는 산출값이 나왔고 와이프도 얼른 연락해 보자고 했다. 답 메일로 해당방송에 관심이 있다는 말과 내 번호를 보냈다. 그리고 동시에 지금 나를 섭외하려는 이 편은 어떤 가수 편일지도 매우 궁금했다.


약 10분 정도가 지나 메일에 기재된 번호로 실제로 전화가 다. 와이프와 호들갑을 떨며 설레발을 치다 전화를 받았다.(늦은 금요일밤 카페에는 마침 아무도 없었다.)


"안녕하세요 XX님, jtbc XXX작가입니다. 통화 괜찮으시죠?"

"안녕하세요. 네 통화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우셨을 텐데 연락받아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이번에 히든싱어 시즌7에 영탁편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XX님이 올리신 영상을 보게 됐는데 톤이 영탁님하고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영탁편에 한번 지원해 보시면 어떨까 연락드렸어요"


"아, 영탁편이요?"


내가 유튜브에 올렸던 노래는 '뿐이고'였다. 나의 트로트 18번 노래이다. 2018년쯤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매년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하여 대접하는 행사가 있었다. 그 당시 교장선생님이 행사를 다채롭게 꾸미기 위해 한번 무대를 하면 어떠냐고 제안하셔서 했던 무대였다. 그리고 그 무대를 학생이 촬영해 줘서 유튜브에도 올려두었다. 4년이 숙성되어 2022년에 방송사 작가가 그것을 우연히 보게 되고 이런 제안을 받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영탁이라는 사람. 한편으로 참 신기한 일이었다. 솔직히 그 당시까지 영탁이라는 사람을 깊게 알지는 못했다. 미스터트롯을 제대로 시청하지 않아서 어떤 서사 속에 탑7이 탄생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였고 그 인물들의 이름들만 여기저기서 들어 막연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영탁의 경우 워낙 공전의 히트곡이 몇 곡 있었기에 그 노래들의 멜로디만 조금 알고 있는 정도.


그것보다 결정적인 것은 내가 와이프를 처음 만날 때쯤 노래방에 가서 그녀에게 불러주었던 노래.


'누나가 딱이야'


트로트 데뷔 후 3년을 밀었으나 잘되지 않은 노래라고 한다


아 그 노래가 영탁 노래지. 누나가 딱이야... 그 당시에 그 노래의 가수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 우연히 알게 된 노래를 몇 번 흥얼거렸고 그것을 여자친구에게 불러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히든싱어 영탁편에 혹시 나갈지도 모를 기회가 오게 되었다.


영탁? 무대에서 어떤 느낌이지? 목소리가 어떻더라. 되게 에너지 넘치고 목소리가 까랑까랑한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됐든 나는 이미 최선을 다해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제가 톡하나 보내드릴게요. 잘 읽어보시고 제시된 4곡 중에 2곡 선택하셔서 1절까지 녹음하시고 다음 주 목요일까지 지원서와 함께 보이스파일 보내주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나는 옆에서 눈을 반짝거리며 통화를 듣던 와이프와 눈을 마주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마치 이미 방송에 출연이 확정된 느낌이었다. 나는 이미 전현무 mc가 진행을 하고 있는 히든싱어 녹화무대에 서있었다.


우리는 재빠르게 짐을 챙겨 카페빠져나와 유튜브에서 영탁 영상을 백방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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