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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연 Jun 27. 2022

잃어버린 우산

 잃어버린 우산.



우산을 들려보내면 늘 빈손으로 온다.

나를 만나면 맞다 우산! 하고 소리친다.

우산은 그런 것이다.

기억할 수 없지만 잊혀지진 않는 첫사랑.

어느 순간 툭하고 튀어오르는.

마침표도 쉼표도 찍지 못한 애매한 위치.

사랑도 미움도 아닌 애매한 입지.

그런 걸 그냥 깜빡 잊었다라고 말한다.

그냥 그렇다.

잊지 말아야한다고 그래야

진소리를 듣지 않을 거라고

기억하려 애쓸수록 마비된 회로 같은.

그래서 알고보면 안쓰러운.

흐릿한 기억.

한껏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 찬물을 끼얹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걸 구경하다가

눈 비비고 나면 사라지는 신기루.

사랑은 그런 것이다.

아침에만 잠깐 오는 소나기 같은.

계속해서 이어지지 않는 아쉬움.


  것인지

것인지 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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