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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연 Apr 17. 2023

어느 것을 선택해야 옳은 일인가.





늘 내 주위를 서성거리는, 마치 강아지가 된 양 주인의 애정이 필요한 고양이는 끝내 강아지처럼은 행동하지 못한다. 자신만의 감정과 누군가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은 완벽히 내 감정을 말로써 할 수 있는, 누군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자를 끊임없이 설득하려고 하는 못난 인간을 닮지 못한다. 적어도 그들은 서툴지만 솔직하다. 어쩌면 못난 인간들이 그들의 순수함을 이해할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참 힘이 세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완벽히 구분하고, 억지로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는 척할 필요도 없는 그들은 시크하지만 순수하다. 오히려 그 둘 사이의 간극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사람보다 더 선하다. 그래서 가끔 그들이 내미는 뾰족한 날 선 발톱이 그저 선하게 웃고 있는 속을 알 수 없는 이들보다 더 선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생채기를 남긴대도 그저 별일 아닌 듯 웃을 수 있다. 그들의 공격은 의도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낫는다.


좋아하는 것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완벽히 채워 넣었지만 단 하나의 싫어하는 것이 있는 방과 싫어하는 것은 단 하나도 없이 완벽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방 중에서 나는 어느 곳에서 더 안정감을 느끼게 될까. 둘 중 하나의 곳에서 살아야 한다면 나는 어느 곳을 선택해야 할까.


반드시 정답이라는 건 없는 그것들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야 정답에 가깝게 살 수 있을까. 그저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마음만 가지고 살고 싶은데.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어느 것이 더 힘이 셀까. 그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려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피하려는 것 사이에서의 갈등이 인생이라면 우리는 모두 그렇게 살고 있다. 그들을 적당히 타협하며 최선이 아니라 차선을 선택하고,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려는, 본래의 내 마음과는 별개의 선택을 하는 것이 인생이라며, 나는 나를 외면하고 누군가를 외면한다. 정답은 없지만 그게 정답이라며 나는 나를 변호한다.


어느 것을 선택해야 옳은 일일까. 끝끝내 알지 못할 정답을 찾아 방황하는 것이 인생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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