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눈을 왜 세모나게 떠?

by 김소연




당신은 왜 스스로의 눈을 가리고 있나요?

무엇이 두려운가요?


나는 선택장애가 있다. 어린 시절엔 대범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 그건 내가 책임져야 할 것, 지켜야 할 것이 많아졌기 때문일 거다. 내 경험으론 무언가 더 가진 사람이 대범하지 못다. 그건 내 선택으로 인해 바뀔 내 인생이 두려운 마음일 것 같다. 그래서 예전엔 쇼핑을 할 때 마음에 드는 걸 바로 발견해 냈지만 요즘은 몇 시간 아이쇼핑만 할 때도 많다. 그럴 때는 조금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게임과 같다. 그 게임은 스스로가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엔 내 선택을 도와줄 부모가 있지만 빠르면 사춘기 시절부터는 우리의 인생게임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레벨이 달라진다. 나 스스로 선택을 하려는 자아와 옳지 않은 선택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충돌하는 시기가 바로 사춘기인 것이다. 그래서 그때는 눈을 세모나게 뜨기도 한다.


그래서 왜 눈을 세모나게 떠? 왜 네모나게 떠?


동그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는 이유는 려운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이다. 두려울 때 내 눈은 더 날카롭고 뾰족해진다.



타로 칼2


타로 칼 2번(sword 2) 카드에서는 높이가 한정되지 않은 긴 칼 2개를 든 사람이 눈을 가리고 있다. 눈을 가린 이유는 아마 양손에 든 칼의 길이를 본 순간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일 거다. 어차피 양손에 들어야 할 칼이라면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저 칼의 길이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또는 스스로에게 겨누고 있는 칼날엔 한계가 없다.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날카로운 칼로 자신을 벨 수도 상대를 벨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든 눈을 가린 안대를 벗어야 한다. 그 선택이 늦어질수록 더 위험해지니 말이다. 내 손에 든 양날의 검을 왕관이라 착각해 무게를 견뎌내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어느 순간이나 빠른 선택이 더 낫다. 비록 신중하지 못한 선택일지라도 괜찮다. 누구나 언제든 옳은 선택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순간 뾰족했던 내 눈은 다시 동그래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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