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투버

다 그렇게 사는 거라고

by 김소연


“제가 아무리 많이 먹어도 아침부터 많이 먹진 않아요.”라고 말하며 웃는 그녀의 얼굴이 싱그럽다. 그녀는 자기도 사람이라며 아침엔 적게 먹는단다. 정작 많이 먹지 않는다는 그녀의 식탁 앞엔 탕수육과 자장면, 짬뽕, 울면이 놓여있다. 시간은 오전 9시 반이었다.



저 음식이면 한참 모자라겠는데? 라고 생각하는 걸 보니 이미 난 그녀에게 중독되어있다. 난 저 음식들 중 자장면 한 그릇도 다 비우지 못할거면서 말이다. 사람들의 심리가 그렇다. 애초에 먹방 유투버가 많이 먹는 사람인지 맛있게 먹는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처음엔 아마 맛있게 먹는 사람들에게 먹방을 해보라 권했을 테지만, 사람들은 어느새 그들에게 더 많이 더 빨리 먹으라고 권한다. 맛있게 먹는 것과 많이 먹는 것은 엄연히 다른데 말이다. 그러니 더 가학적으로 많이 먹는 유투버에게 더 많은 구독자가 생기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난 그렇게 많이 먹는 걸 보고 싶은 게 아니었다.


나도 저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식욕이 왕성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엔 식욕뿐 아니라 삶에 대한 열정이 더 있었을 거다. 세월은 나의 거의 모든 욕구를 잠재웠고, 먹방 유투버를 보며 난 그 시절 열정적이었던 친구들과 나 자신을 만난다. 내가 가질 수 없는 욕구를 가진 어린 시절 그 친구들, 가진 것 하나 없이도 뭐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던 젊은 시절의 친구들을 말이다.


그녀가 말했다. 가끔 메시지나 댓글로 세계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데 이렇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치우냐며 악플을 남기는 사람이 있다. 그럼 그녀는 또 죄송하다며 사과를 한다. 하나의 컨텐츠에 어느 사람은 더 많이 더 빨리를 외치고 어느 사람은 악플을 남긴다. 사람들은 제각각 자신만의 기준이 있고, 타인에게 그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악플을 남기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이해 불가능한 저 컨텐츠가 누군가에게는, 예를 들어 나 같은 사람에겐, 삶에 필요한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 꼭 필요하지 않은 명품 백을 사거나, 더 들어갈 곳 없이 꽉 차있는 옷장에 새로운 옷을 사들이는 일, 프라모델이나 피규어를 모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취미 생활이 누군가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 될 수도 있음을 그들은 모르는 것일까?

keyword
이전 19화친구; 친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