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양희수

모호한 인사를 묻고 정해진 대답을 하면

반사된 빛을 너라고 착각하고

우연 때문에

하나의 면이 너라

겉 또는 속

앞 혹은 뒤

혹 하나 붙이려면

은하수만큼 분리시켜야

부처의 귓불이 될 텐데

까딱 거리는 마디 사이로

흙탕물이 스며 부서질 탑을 세운다


겨드랑이에서 자라나는 나무야

가을이 되면 봄을 부르기 전에

메뚜기를 사랑해 보렴

그 사이마다 끼워 넣는

나침반의 회전

사그라들지 않는 우울은

흐르지 않는 모래바람

회색 지문 위를 튕겨져 나와

환풍구가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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