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아빠의 시

by 양군의 북스택

팔년 전쯤 내가 쓰던 컴퓨터를 아빠에게 주었다. 나는 새로운 노트북을 마련했고 아빠는 내가 3년은 쓴 맥북을 이전에 목이 부러진 (그것도 내가 쓰던) HP노트북에 이어서 사용했다. 그리고 그 흰둥이 맥북은 몇달전 배터리가 부풀고 기어코 더이상 사용하기 힘든 상태가 되었다. 이번에는 미니PC에 모니터를 달아 부모님 댁에 설치해드리고 흰둥이 맥북의 모든 데이터를 동기화해서 옮겨놓았다. 아빠가 써 놓았던 글들은 Pages로 편집해놓으셨었는데 하나한 일일이 열어 Document파일로 저장을 시작했다. 손이가는 번거로운 일이라 생각하며 뚜걱뚜걱 해나가다가 아빠의 젊은시절 시들을 읽는다. 그리고 젊은시절 아빠와 가까워지고 있다. 아빠는 어쩌면 그렇게나 아름다운 신앙을 가졌었고, 지금도 그 젊음의 신앙대로 살아오고 있을까. 젊은 시절의 아빠의 친구였다면 얼마나 따뜻하게 사랑했을까... 이제 칠순을 앞에 둔 아빠를 아내와 직장, 모든 인간관계의 함수에서 저 뒤로 재껴놓고 살아가고 있다. 오늘 밤도 200km나 떨어진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아빠가 보고싶다.



<누구의 노래입니까>

- 양인모


주여

누구의 노래입니까

누구의 노래가 이리도 화창한 것입니까

누구의 노래가 이처럼 기뻐 뛰며

누구의 노래가 이처럼 미소하는 것입니까

저 하늘의 명랑한 태양의 노래입니까

저 숲 속의 즐거운 벌레의 노래입니까

아니면 붉게 타는 샐비어의 웃음 짓는 노래입니까


누가 부르는지

누구의 노래인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그 노래를 듣습니다

고동하는 심장에 날개를 주며

가슴 깊은 곳에 봄빛 뿌리며

울려 오는 그 노래를 듣습니다


그 노래가 누구의 노래인지는 모릅니다

내 노래인지

내 마음의 노래인지

내 마음 깊은 곳, 심장의 노래인지

아니면 숲 속 나뭇잎의,

아니면 햇빛 가득한 들꽃의 노래인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그 노래는 나의 귀에 들려옵니다

나는 그 노래에 맞춰 노래합니다


당신은 나의 사랑이시고

당신은 나의 향기로움이시고

당신은 나의 아름다움이시고

당신은 나의 기쁨이시고

당신은 나의 생명이시고

………


나는

오늘도

당신을 노래하며

이 뜨겁고 메마른 사막 길을

걸어갑니다

<197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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