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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04. 2018

남자의 연애성향 분석 (3)
- 나는 강아지 편

2016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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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연애성향 분석 (1) - "너는 강아지" 편 


남자의 연애성향 분석 (2) - 너는 고양이 편


'너는 강아지'와 확실히 다른 모델이다.


‘나는 강아지’ (1) 

– 당신은 나의 엄마형


도박, 폭력, 바람 이런 게 없거나, 있더라도 심하진 않아 아주 나쁜 남자는 아니지만 나쁜 남편, 나쁜 아빠인 남자들이 이 유형이 많다. 어렸을 때 엄마에게 떠받들려져 키워져서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났다. 자기 입만 입이고, 자기가 제일 힘들다. 제일 귀한 음식은 당연히 지가 먹어야 하고, 자기는 힘든 일 하고 집에 오면 푹 쉬어야 한다. 여자가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애 보는 건 당연한 거다. 너도 좀 하라고 하면 상처받는다. 이 여자는 나를 대접 안 해준다고 느낀다.

사회생활을 잘 못 한다. 대접만 받다가 회사생활 하려니 죽을 맛이다. 자기는 줏대가 있어서 아부 못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눈치 없고 다른 사람 배려도 못 해줘서 왕따 당하기 마련이며 그렇다고 그걸 커버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더럽고 치사하다고 때려치우고 나와 봤자 별거 없으므로 직장 몇 군데 전전하다가 관두고 집에 들어앉는 경우 많다. 물론 이렇게 집에서 팽팽 놀아도 당연히 여자가 집안 살림해야 한다. 이 사람에게 부인은 섹스해주는 엄마다.

삐지기도 엄청 잘 삐지며, 삐지면 말을 안 한다. 이 사람의 레퍼토리는 ‘날 무시하지 마!’ 이다. 말이 많다. 자기 말 끊는 것도 자기를 무시하는 것이고, 자기 말을 백 퍼센트 안 받아들이면 그것도 자기를 무시하는 것이다.

애 낳고 나서 부인이 애를 챙기면 애를 질투한다. 아이들 먹을 거라고 밥해 놓으면 지가 홀랑 먹는다.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놀러 가자고 하면 피곤하다고 뻗어놓고 하루 종일 소파와 혼연일체되어 야구나 보고 있다. 일한다고 생색내는 거에 비해서 돈 버는 건 모자라다. 그러므로 맨날 한 탕 해서 돈 버는 소리나 하고 있다. 누구는 뭐 해서 큰돈 벌었다던데, 나도 집에서 밀어줬으면 고깃집 해서 한 달에 일억씩 벌 텐데 이런 한탄이나 한다. 이런 남자와 사는 여자는 답답하고 환장하겠어도 결정적인 잘못은 없기 때문에 주저한다. 천천히 사람 피 빨아먹는 스타일이다.


‘나는 강아지’ (2) 

– 당신은 나의 주인형


평강공주를 만나면 펄펄 날 수 있으나 혼자서는 자신감이 조금 부족하고 결단력도 약한 스타일이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잘 한다. 여자가 강력하게 지시를 내리면 기쁘게 받아들인다. 똑똑한 여자를 좋아한다. 그런 여자에게 칭찬받으면 기뻐한다. 그렇지만 여자가 자신에게 기대오면 어쩔 줄을 모른다. 혼자 다 책임져야 하는 상황을 싫어한다.

보통 남자들은 ‘걱정시키지 않는다’는 변명으로 (사실은 그냥 그걸로 얘기하기도 싫고, 본능적으로 단점 보이는 거 싫어서) 나쁜 일 있어도 미주알고주알 일러바치지 않는 편인데 이 스타일 남자는 제외다. 부인에게 다 의논하고 부인의 의견을 구한다. 부인이 지시를 내리면 그대로 하고 그게 잘 안 되면 또 쪼르륵 달려와서 이래저래 되었다고 보고한다. 소통 1위다. 연락 아주 잘 한다. 여자의 의견 심히 존중한다.

이런 남자와 ‘나는 강아지’ 스타일의 여자와 합치면 둘 다 성질 버리고 미친다. 남자는 기본적으로 ‘이 여자를 내가 책임진다’는 개념이 없다. '나는 강아지' 스타일의 여자는 남자가 강하게 리드해주길 원하는데 이 남자는 '오빠가 말이야, 이런 거 잘 알 거든? 그러니까 오빠만 믿어' 이런 말은 죽인대도 못 한다. 강한 마초 스타일을 만났으면 참한 내조 아내 스타일 되었을 여자가 이런 남자를 만나면 성격이 아주 나쁜 바가지 아내가 된다.

어떻게 보면 ‘너는 고양이’ 스타일 중에서의 ‘머슴’ 남자와 비슷하게 보이나 감정의 교류가 훨씬 높다는 점이 다르다. 이 남자는 여자를 백 퍼센트 같은 인격체로 대할 뿐만 아니라 존경하는 마음이 있다. 완벽한 ‘외조’ 남편형이다. 아이들에게도 잘 한다. 여자가 ‘오늘 애들 데리고 이거저거하고 와’ 시키면 그대로 다 하고 집에 들어와서 칭찬 기대한다. 자신이 존경하는 부인에게 인정받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여장군 스타일을 만나면 직장에서도 부인의 조언을 따라 잘 해나갈 수 있고, 여자가 무슨 일을 하겠다 하면 아주 즐겁게 충실한 보조 노릇을 한다. 부인님이 사업을 하시겠다면 아이들을 완벽하게 거두고, 집에 들어오시면 집안일도 완벽하게 해 둘 수 있는 스타일이 이 스타일이다. 이 남자에게 가족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여장군을 만났을 때 이 남자의 바람피울 가능성은 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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