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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16. 2018

남편한테 혼나지 않아?

2017년 10월 20일

얼마 전에 친척을 공항에서 픽업하러 갈 일이 있었습니다. 전철 타고 가는 중에 갸가 묻습니다. "그런데 밤에 이렇게 늦게 다니면 남편한테 혼나지 않아?"


읭?     


그니까 저한테는 이게 "화장실 가야 하면 동료가 혼내지 않아?" "일해야 하면 옆집 꼬마가 혼내지 않아?" 정도로, "혼난다"는 동사를 왜 남편-아내 사이에 쓰는 건지 (혼내는 사람이 어느 쪽이든 간에) , 그게 성립이나 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해야 하나요. 우선 '혼낸다'라는 게 부부 사이에 성립된다는 것이 첫째로 황당하고, 뭐 그 단어가 "화낸다"를 돌려 말하는 거라고 해도 밤에 늦게 다닌다...가, 친척 픽업하러 가는 거 가지고 "화낸다"도 말이 안 되고, 친척이 아니라고 해도 내가 가야 하니까 가는 건데, 무책임하게 애들을 집에 두고 갔다거나 그랬다면 화가 나는 게 이해하겠지만 그저 '밤에 늦게 다니는' (그래 봤자 저녁 아홉시 열시) 거 가지고 뭐라 한다는 게 저는 이해가 안 갑니다만.     


이거 흔한가요? 

만약 남편이 저에게 장난 아니고 진짜로 저를 혼내려고 했으면 시박시끼가 돌았나 뭘 잘못 먹었나 왜 이래? 할 거 같거든요. 하기야 저는 한국 드라마 보면서 상사에게 '혼나는 것'을 봐도, 내 상사가 저랬으면 잠자코 녹음 앱/카메라 꺼내서 틀어놓고 '계속해봐 시박새끼야 말 끝나면 인사과 가자 아님 유튜브 스타 만들어줄게 발음 크게 똑바로 해라' 할만한 상황이 많아서.     


- 앗 오해가! 남편이 아내에게 혼난다는 말도 저에겐 이상하게 들립니다. 허락받는다 역시요. 이건 꼭 남녀 차별을 깔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두 사람 관계에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서입니다. 한국어 관용 말투 느낌 잘 몰라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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