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전반에 걸쳐 모든 순간을 골고루 한 번씩 어루만져준 느낌이다. 듣고 싶었던 질문을 받는 자체가 위로었던것 같다. 누군가 그렇게 물어봐주길 기다렸던 사람처럼.
힘든 얘기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우울하지 않았다. 코칭이 끝나고 나면 뭔가 후련하면서도 내 안에 에너지가 차오름을 느꼈다.
글쓰기와는 별개로 나는 내 일을 간절히 원한다는 것도 코칭을 통해 알게 되었다. 장사를 그만두고 전업이 되었지만 가슴 한편엔 내 일을 갖고 싶은 강한 욕구가 있음을 알아챘다. 억지로 마지못해 하는 일이 아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나답게 할 수 있는 일을 간절히 원한다는 걸 깨달았다. 나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고 싶은 거였다.
그 일이 무엇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끊임없이 탐색하고 노력하다 보면 머지않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만나게 될 것 같다. 현재 매주 받고 있는 다문화수업도 코칭을 통해 변화한 내 모습 중 하나다.
코칭은 생각에서 그치던 나를 행동하게 만들었다.
인간관계에 회의감이 들어 끙끙대며 불안해하는 나에게 코칭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 주었다.
지독하게 힘들었던 수많은 관계 속에 나는 존재하지 않았음을, 모든 사람과 잘 지내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맞추려다 보니 나는 속 빈 강정이나다름없었다는 걸.
이미 정리한 관계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는 거였다. 내 모든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부었으므로 더 이상의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는데 왜 그동안 그리 가슴 아파했을까...
이제 조금 단단해진 느낌이다. 휘청휘청하던 내 모습은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간다..
내가 원하는 내 삶을 향해 진짜 힘을 내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
17살 이후 모든 성장을 멈춘 채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다. 어느 하루도 벅차지 않은 날이 없었다. 이제 나는 어쩔 수 없이 멈추었던 그 성장을 다시 해보려 한다. 크다 만 나를 이제라도 다시 키워 보려고 한다. 오랫동안 참느라 애썼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꾸다 만 꿈을 꾸고 하다 만 공부를 마저 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았다.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더니 먼지가 수북하지만 내 흔적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책을 펼쳐놓고 공부하다가 급히 누군가로부터 불려 나간 듯한... 돌아오기까지 30년이 걸렸지만 그 책상은 여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눈물 나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