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며 기다리는 일

Vol.7

by 영복

기다림은 지루하다. 약속 시간에 늦는 친구를 기다리는 일,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낸 메시지의 답장을 기다리는 일은 언제나 지루하다. 우리의 생활에서 벌어지는 많은 사소한 기다림이라는 행위와 가장 잘 어울리는 감정을 굳이 꼽자면 그 감정은 아마 '지루함'일 것이다. 하지만 그 기다리는 대상이 그토록 애틋하고 사랑하는 존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우리 아이를 향한 나의 기다림은 지루함이 아닌 설렘과 행복이다.


지금 우리 부부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원래 나 혼자 살던 집이었다. 결혼을 전제로 연애 중이었기 때문에, 미래를 생각해서 소위 '영끌'을 하여 매매한 아파트였다. 원룸, 1.5룸 등을 전전하며 살다가, 방이 3개 달린 아파트로 이사를 왔으니 얼마나 설렜겠는가? 그 넓은 집을 누비며 바라보는 통창의 구봉산 뷰는 나를 성공한 스타트업 사업가로 만들어주었다. 이렇게 내적으로 차오르는 나의 충만함과는 별개로, 외적으로도 우리 집이 충만해지기 시작한 것이 문제의 화근이었다. 장모님 피셜로 나는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30살에 나와 살면서 차곡차곡 쌓인 나의 짐들은 정리가 채 되지 않은 상태로 고스란히 아파트로 옮겨왔고, 처음으로 가져보는 나의 아파트에서 열린 수많은 집들이 속 선물들은 그대로 집에 방치되어 있었다. 여기에 같이 살게되면서 만들어진 와이프짐까지 합쳐지면서 우리 집은 결국 원룸 같은 아파트가 되어버렸다.


우리 부부는 정리되지 않은 집에서 살면 스트레스 지수가 급격히 올라간다는 신문 뉴스를 접했다. 더욱이 곧 태어날 우리 아이의 방을 만들어주고 짐을 정리하기 위한다는 그럴싸한 명목을 더해 결국 청소 업체를 부르기로 합의하였다. 이번 주 월요일이 바로 그날이었다. 점점 망가져가는 집을 보며 우리 집은 과연 회복이 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였지만 모든 영역에서 '전문가'라는 명칭은 역시 아무나 다는 것이 아니었다. 7인의 어벤저스가 우리 집의 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뒤집었고, 그 역사적 물건들을 정리하고 위치를 재정비해주며 우리 집은 새로 태어날 수 있었다. 퇴근 후, 우리집에서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는 수납함과 거실, 서재, 옷방을 바라보면 흐뭇함과 행복함 속에 세 식구가 모여있는 우리 가족의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의 '클린행복하우스'에 2주 뒤면 새로운 식구가 생긴다. 새 식구를 맞이하는 순간들이 남들이 보기에 조금은 요란스러웠을 수도. 하지만 아이를 위해 더 뻔뻔해질 수 있는 우리 부부는 우리 아이의 행복을 위해 나름의 방법으로 열심히 우당탕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우리가 아빠, 엄마가 된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차곡차곡 행복을 준비하는 우리 부부의 설렘과 기다림이 레몬이의 행복의 주춧돌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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