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처음 만나는 외손녀. 착착 감기지는 않지만 낯가림도 하지 않는다. 지구촌 실감! 첫 대면이지만 화상통화로 얼굴과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천만다행! 할마는 지난 해 봤지만 엄마 산후조리시키는 할머니를 어린애가 기억할 리가 없다. 앞으로 석 달간 우리와 함께 지낼 일이 많을 텐데 낯가림이 심하면 그 또한 보통일이 아니다. 어려움이야 있었지만 손녀 때문에 스트레스받는다는 소리는 언어도단! 반려동물 몇 배의 힐링!
집안일이야 매일이 반복이다. 따라서 미국 생활은 새마을운동과 같다. 재미있고 즐거운 일만 기록에 남는다. 귀국일이 가까워지자 사위가 휴가를 내어 가족여행! 내 일생의 버킷리스트! 샌프란시스코와 요세미티 국립공원 여행!
샌프란! 그 옛날! 히피 문화가 싹튼 곳! 지금은 애플과 구글 등 미국 아니 세계의 첨단 기술의 메카! 대장 바위와 하프돔이 있는 요세미티는 산사나이 흉내 내던 시절부터의 꿈이었다. 머리에 꽃을 꽂고 샌프란에 오면 히피의 축제를 만날 수 있다는 노래에 심취해 있던 시절이 있었지!
앨 캐피탄과 하프돔을 손녀와 원 없이 즐겼다.
캠프파이어를 대신하는 벽난로 앞에서 와인 한 잔 하며 하는 사위의 말!
“애를 셋은 가지고 싶단다. 외동으로 커서 아기 욕심이 많단다.”
다음 해에는 손자 보기 위해 아내와 다시 미국행! 나는 할 일이 별로 없는 딸 산후조리 석 달. 귀국 전 여행. 혹 둘 달고 가족여행이 힘 드니 한인촌의 여행사를 통해 미국 동부 여행. 워싱턴, 뉴욕, 나이아가라 폭포 패키지여행. 두 번의 미국행에서 내가 한 일이 지금 생각하면 별로 없다. 그냥 즐긴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정기검사! 이번만 무사히 넘기면 완치 판정.
떨리는 마음으로 병원으로!
“자그마한 것! 그냥 떼내어버리시죠!”
이게 무슨 말인지 아는 사람은 안다. 눈앞이 캄캄 하단 말 실감!
그런데 그게 직업인 의사의 말. 어투가 그냥 “예방주사 맞고 가시죠!”
모르면 모를까, 알면 수술 안 할 방법이 없다. 가족들의 성화! 솔직히 나도 살고 싶다. 아내가 수술 날짜를 받아왔다.
입원, 검사. 기흉관 이런 것 없는 것만도 천만다행이라 생각!
수술실 들어가기 전!
“이번은 복강경 수술이라고 저 번처럼 힘든 거 아니다. 파이팅!”
손을 꼭 잡아주며 아내가 한 말이다. 병원은 문외한이니 믿을 건 아내뿐이다. 떠밀리듯 수술실로. 입원 이틀 후 다시 떠밀려 퇴원. 입원도 검사도 없이 한 수술. 암세포가 있었는지, 혹시 모르니 예방 차원에서 한 수술인지는 아직도 의문. 의사 선생님의 말투로 보아서는 후자인 것도 같은 느낌! 희망사항?
입원과 퇴원. 공을 띄우는 폐활량 운동까지 수술은 같지만 고통이 작은 것도 사실이다. 1차 때는 10센티가량 절개를 했는데 이번에는 왼쪽 갈비 밑에 구명이 세 개. 쉽게 말해 저번에는 째고 이번은 구명만 뚫은 거다. 퇴원 이틀 후부터 5 천보 걷기 운동 시작.
운동 다녀와서 휴식하며 든 생각! 군 복무할 때 늦둥이와의 대화 한 토막! “이건 군대도 아니다. 우리 때는....” “아빠 군 생활 한 번 더 하겠나?” 바로 깨갱. 참 나도 어쩔 수 없는 틀딱. 라떼! 째면 더 아프고 구멍 뚫으면 안 아프냐!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고통은 마찬가지.
수술 후 투병생활도 꼭 같다. 아내가 조금 더 바빠졌다. 버섯, 겨우살이, 더덕, 도라지, 이름도 모르는 야채까지. 아무리 말려도 약이 아니고 야채라는데야 막을 방법이 없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의학적인 것은 모르겠으나 면역력 키우기. 물 많이 먹기와 근력 운동. 힘들지만 거의 매일 하루도 거른 적이 없는 것 같다. 노인복지회관 체력단련실 출근! 덕분에 다른 분들은 대단히 젊고 건강하다고 생각. 육십 대 후반이지만 나이대접 못 받는 느낌! 땀 흘리고 있으면 어르신들 왈! “젊은 사람이라 다르다.” 부러운 눈길! 나이가 들면 운동량도 줄고 남성 호르몬도 적어져 근육이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리즈 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양이 회복된다. 이건 내 직접 경험담. 1차 수술 전보다 근육 량이 많이 늘었다. 지금은 몸짱 소리 듣는다.
간단한 수술이라 말씀하셨지만 외과 선생님은 걱정이 되는 모양.
“내가 궁금하니 삼 개월 뒤에 검사받으세요.” 내과는 육 개월로 합의를 보았는데 외과에서 제동.
역시 같은 말씀! “수술 잘 되었습니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이제 육 개월 뒤에 오셔도 되겠습니다.” 내, 외과 모두 통과!
감사! 덕분에 딸네도 한 번 더 다녀오고, 지금도 건강하게 와인 한 잔 하고 있습니다.
말은 쉽다. 와인도 한 잔!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얘기. 지금도 정기검진 다니고 있다. 걱정이 없을 수 없다. 투병 생활 꿀팁! 걱정할 시간이 없으면 된다. 운동, 기타 즐기기, 사진, 브런치 활동. 요것만 미괄식 구성.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 실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