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은 설렘과 힘듬의 공존이다.

by 김윤철

아내가 물 대신이라며 차를 내온다. 한눈에도 예사롭지 않은 색깔! 문득 며칠 전 지인에게 구했다는 그 귀하다는 뽕나무 상황버섯 생각. 내일은 서울 나들이!

토마토가 건강에 좋다는 뉴스를 보고 공판장에 들렀더니 품절. 건강한 사람도 신경 쓰이는 먹거리. 투병 중인 신랑 둔 아내 마음이야! 차가 달다.


두 번째 정기 검진. “이제 육 개월마다 오시면 됩니다.”

반가운 이야기를 듣고 바로 성남으로 이사. 경북에서 수도권으로. 서울에서 원룸 생활하던 두 딸과 합류. 서울 소재의 대학으로 진학한 막둥이와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기쁨이다.


찜찜한 것은 시골보다 오염된 환경, 알고 보니 성남은 계획도시라 소나무가 적다. 주로 밤, 도토리 같은 유실수들이 많다. 겨울에 보니 산이 황량한 느낌. 사람 많은 밀폐된 공간까지 꺼리는 허파에 트라우마가 있는 나는 걱정이 태산.


사람은 적응력이 강한 동물인가? 눈을 뜨면 산으로 가던 옛 습관대로 오염된 느낌의 탄천을 건너 소나무 없는 야산으로. 탄천이란 용인에서 발원하여 성남을 거쳐 서울 강남으로 흐르는 한강의 지류이다. 지금의 탄천은 많이 정화되어 새들의 낙원이자 성남 시민들, 특히 어르신들의 공원 구실을 하는 곳이지만, 내가 이사 올 당시는 냄새도 나는 것 같고 강물도 탁하기만 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 선 도시에서의 생활. 그래도 나이에 비해 SNS를 많이 하는 편이라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야산을 한 바퀴 돌고, 강변의 택껸 전수반에 등록을 하고 아침마다 수련. 노인들 위주의 택견은 수련이라기보다는 체조 느낌. 간단한 근력 운동을 마치면 점심시간이다. 이렇게 도시생활에 적응할 즈음, 컴이나 폰을 통해서 연락이나 주고받던 친구들과 졸업생들의 부름 시작. 시골 살 때보다 오히려 더 바쁘게 살았단 생각.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문득 드는 느낌. 나의 시골 생활은 지금의 사회적 거리 두기의 정석이었다.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는 아예 가지를 않았다. 폐암이란 단어의 위력.


혼자 지하철로 서울 나들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도시 생활에 적응이 되었을 즈음. 듣도 보도 못한 요즘 말로 듣보잡 같은 단어 하나.

“미세먼지 나쁨! 어린이와 노약자는 외출 자제.” 마른하늘의 날벼락이 딱 어울리는 말!

나는 환갑을 넘겼으니 노인의 문턱을 넘은 나이, 폐 수술을 했으니 약자 둘 다 해당. 겁이 나서 요즘 말로 집콕!


모든 생활 패턴이 다 깨어졌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의 시작! 그래도 잘 극복하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다. 지금의 코로나 사태 백신을 남 먼저 맞았다는 생각.




아침에 눈을 뜨면 집 앞의 야산부터 보는 버릇이 생겼다. 미세먼지가 심각하단 얘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바로 앞의 산이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인다. 그런 날은 꼼짝없이 반 감옥 생활이다. 아내도 굽는 요리를 하지 않는다. 민폐가 된 느낌!


집에만 있다 미세먼지 보통 소리만 들리면 외출. 외출, 외박 기다리던 군 시절 연상. 집에만 있으니 요즘 말로 유리 멘털이 되어 가는 느낌. 햇빛을 못 쬐어 그런가?


집이 아파트 12층이다. 처음엔 잠들기 전 눈 안 뜨면 되는데(?) 생각.

다음엔 아파트 바닥을 멍하니 바라보는 나 자신 발견. 12층은 너무 높다. 고통 없이 가는 방법 찾는 나 자신 자각! 정신이 번쩍! 투병은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강해져야한다.


혹시 우울증(?) 이건 아는 게 약이다. 마스크 하나 찾아 쓰고 밖으로! 나와 같은 수술 한 사람들도 서울서 잘만 살고 있더라. 정기 검진 가면 거의 암 투병 중인 사람들이다.


먼저 자주 다니던 산 중턱에 있는 노인복지관 체력단련실부터. 높다란 천정에 시설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커다란 공기 청정기. 미세먼지와 공기청정기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과학적인 것은 알 필요도 없다. 기분이 상쾌! 당장 집에도 조그만 공기청정기 설치! 마침 등록 기간이다. 눈 뜨면 복지관으로.


외출 길에 본 아파트 게시판! 주민센터 문화강좌! 여럿 중에 하나. 기타 초급반. 답사해보니 강당에 20명이 안 되는 사람들이 노래에 열중. 이건 밀폐된 공간이라 말할 수 없는 곳이다. 나이나 부끄럼 등은 내 것이 아니다. 수, 금 두 번씩 C 코드부터. 덕분에 지금은 밥 딜런의 노래 정도는 내 반주에 흥얼거릴 수 있다. 내 노래는 거의 음치 수준.


다시 한번 우리나라는 정말 살기 좋은 나라다. 복지관으로 주민센터로 은퇴 전 하고 싶은 것 원 없이 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못 하지만 배운 것들로 즐기는 삶! 그냥 어르신 행세하고 있었더라면....

상상도 하기 싫다. 잘은 못 하지만 나이에 비해 할 수 있는 것들 아니 배운 것들! 헬스, 기타, 사진, 유튜브 제작, 대한민국 만세다.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난리다. 어르신들이 걱정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 친절하게도 문자까지 넣어주신다. 나는 이 모든 것을 한 번씩 겪어 보았다는 생각을 하며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너무 노인들의 시각인가? 하여튼 요즘 말로 이것이 나라다! 대한민국 국민이란 점에 감사하다. 지금 나는 미국 친지들을 걱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