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무진 투어
아침의 근력 운동과 레드락 트레킹 등. 몸은 피곤 하지만 기분은 날아갈 것 같다. 저녁은 회 뷔페. 참 살 맛 나는 세상이다. 우리 학창 시절엔 문화교실이란 게 있었다. 단체 영화 관람. 그중 한 편. “비바 라스베이거스”. 그때보다는 지금의 라스베이거스가 몇 배는 더 멋있겠지? 그래도 안 마그릿의 다리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예뻤다.
투다이 뷔페란 간판이 있는 횟집으로. 미국은 회가 스시란 일본어로 통한다. 약간은 묘한 기분으로 입장하니 참이슬이 있다. 미국에 왠 두꺼비가? 주인이 한국계란다. 스시 대신 횟집이란 간판을 달면 어떨까? 실제 레돈도 비치에는 한국횟집이란 간판을 단 가게가 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다. 투다이 뷔페는 초밥과 해산물을 판매하는 캘리포니아의 프랜차이즈 횟집이다. 약간의 아쉬움을 두꺼비가 달래준다. 태평양 건너온 진로의 두꺼비! 너무 반갑다. 집 떠나면 애국자 된다.
코리안 BBQ나 횟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단 서양인이 요리를 하면 손님이 들지 않는단다. 우리가 불란서 요리하면 좀 고급스러운 느낌이듯 서양인도 동양요리에 신비스러움을 느끼는 모양이다. 백인이 회를 뜨면 그 신비로움이 줄어든다? 우리가 백인을 구별 못 하듯 서양인들도 일본과 우리나라 사람을 구별 못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계인 주인이 스시란 간판을 달고 우리나라 소주를 파는 것이다. 회 좋아하는 나! 정말 포식했다. 물론 두꺼비 상표가 선명한 참이슬과 함께. 젓가락 삼매경에 빠져있는 코 큰 사람들도 힐끔거리며... 뷔페는 자기 손으로 가져다 먹으니 팁도 조금. 종업원도 한국계. 우리말도 통한다. 참 좋다.
식사 후 숙소로. 우리 숙소가 현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가 운영하는 호텔이다. 이름하여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라스베이거스" 옷 갈아입고 로비로 나오니 리무진이 탁! 기분 끝! 이름하여 리무진 투어. 호텔에서 출발 웰컴 투 라스베이거스 사인이 있는 남쪽 끝까지 스트립을 관광하는 코스다. 일반적인 리무진보다 길이는 조금 짧지만 우리 가족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놀라지 마시라. 한 시간 렌트에 우리 돈 약 6만 원. 팁과 샴페인까지 합쳐도 10만 원 안 쪽이란다. 10만 원에 우리 가족이 마음껏 내는 신명. 과소비란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여자들은 공주 대접받는 기분이란다. 딸이 쫌생이 아빠 생각해서 가격을 낮게 말한 건지는 모르겠다. 사실 돈은 정확한 정보가 아니다.
우리끼리 스트립 거리를 즐기는데 백인 운전수가 뭐라 설명을 한다. 소위 시닉 인포메이션(경치소개)다. 팁도 받아야 하고 서비스를 해야 하는데 말도 통하지 않는 이방인들이 자기들끼리만 떠드니 답답한 모양이다. 영어 되는 딸 내외와 몇 마디 주고받더니 슈퍼로. 샴페인 한 병. 차 안에서 건배! 서양 젊은이들을 태우면 노래도 부르고 한다는데 나이 든 우리는 차 안에서 샴페인 건배! 이것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석양 무렵의 투어가 가장 멋있다는데 레드락 트레킹 때문에 라스베이거스는 밤거리 구경. 사실 스트립 투어도 석양의 경치가 최고라는데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라스베이거스의 밤도 나름의 멋이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이름값인지 레드락 케니언의 흥분 때문인지 쉽게 잠들 것 같지 않은 예감. 혼자 폰 하나 들고 방금 다녀온 스트립 밤거리 산책. 유명한 곳 찾아 사진 몇 장 찍었다. 나이 들어도 남는 건 사진이란 생각은 같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