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잡기 놀이 (3)

by 김윤철

서울서 떨어진 도시지만 사람들이 북적인다. 차가 멎으니 내리는 사람도 많고 젊은이들도 많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여기는 공단지역이다. 새로 생긴 공단이라 근린 시설이 없어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이에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신도시 미수역으로 다니는 젊은이들도 있다. 시계가 11시를 지나고 있다. 출근길일까? 퇴근길일까?


언제부터 인가 집 근처의 회사들이 밤이 되어도 불을 꺼지 않는다. 요즘 일터는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특히 늦둥이가 전공한 공대 계통은 더하다.

"아빠! 회사 다니며 자격증 따서 더 좋은 직장 알아볼게요."

그렇게 말하며 중소기업에 입사한 늦둥이도 주, 야간 근무를 교대로 하고 있다. 건강이 걱정이다. 장거리 해외여행 시 느끼는 시차적응 문제. 나름 귀한 늦둥인데! 별 기대는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대기업 의존도가 너무 크다.


남자들은 국방의 의무가 있어 대학을 6년 다닌다. 한 학기 정도는 더 다녀도 나 같은 무신경한 부모는 알아채지 못한다. 등록금도 나는 관여하지 않는다. 아니 나는 집안 사정은 신경 끈 지 오래다. 어느 날 잔뜩 화가 난 아내의 말씀!

"엄마 나는 태어나면서 효도 다한 사람이다. 세상에 이놈이 요러고 있다. 좀 우얘봐라!"

"또 왜?" "학점 덜 따서 코스모스 졸업한단다." "그 녀석 참!"

"이제 내 말은 듣지도 않는다. 이제 내손 떠났다. 당신이 알아서 해라!"

내가 알아서 하기는 우리 마나님 말씀도 안 듣는 불효막심한 놈이 내 말이라 들을까!

술 한 잔 하며 약간의 잔소리 그리고 무사히 졸업함과 동시에 취직도 성공.


아내에게서 처음 듣는 말!

우리 어머니 세대의 "그러이 우야노."와 같은 의미인 "내 손 떠났다." 어쩔 수 없으니 적응하자!

우리 부부가 늙은 것인지 늦둥이가 어른 된 건지, 아니면 세상이 변한 건지!

아내의 극성으로 공부하던 우리 애들. 서울 입시는 성공했지만 지금도 캥거루다. 지금 미수역 3번 출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 녀석의 아버지 마음을 이해할 것도 같다. 같은 부모의 마음들을 담은 채 지하철은 달리고 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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