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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김윤후 대표님 인터뷰]

부산 수영 고기형과 광안리 우토피아를 운영 중인 대표님과 인터뷰

오른쪽이 김윤후 대표 (출처: 김윤후 대표 인스타그램)


부산에 살지 않는 대표님이 부산에 오셔서 맛있는 고깃집을 가자고 했다. 해가 진 저녁으로 기억을 한다. 크지 않은 작은 식당이었다. '고기형'이라는 간판이 있었고 소고기를 파는 집이었다. 평일 저녁이었는데 대기하는 손님들이 북적이고 있었고 가게 안은 보통의 고깃집과 다른 활기참이 있었다.


고기형 (출처: 김윤후 대표 인스타그램)


나를 데려간 대표님과 고기형 대표님과는 원래 아는 사이였고 맛있는 소고기를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그냥 먹는 소고기도 맛있는데 남이 사주는 고기니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식사를 하면서 찍었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고기형 이라는 태그와 함께. 그리고 내 인스타그램에 고기형 대표님이 감사하다는 댓글을 달아주셨다. 난 자연스럽게 고기형 사장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고 사장님은 바로 맞팔을 해주셨다.


그렇게 고기형 김윤후 대표님 인스타그램을 꾸준히 보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인스타그램처럼 사진이 예쁘다거나 유머 넘치는 포스팅이 올라오지 않는다. 하지만 고기에 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크다는 걸 항상 느낄 수 있었다.


고기에 관해서 아직도 열심히 늘 공부를 한다. (출처: 김윤후 대표 인스타그램)


허영만 화백이 부산 돼지 국밥을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다. 설렁탕은 정갈한 아스팔트  같다면 돼지국밥은 시골의 거친 길 같다고. 뭔가 정갈하고 깔끔한 설렁탕과는 달리 부추, 돼지고기와 다진 양념이 섞여있는 돼지국밥은 투박하다. 김윤후 대표님 인스타그램을 보면 돼지국밥 같다. 통일성 있는 피드도 아니고 전문가가 정성 들여 찍은 사진이 꾸준히 올라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김윤후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투박하게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잘 찍지 못하지만 인스타그램을 본인 업에 적용하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처음에 거절당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이야기에 인터뷰를 승낙받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초여름에 반바지를 입고 바다를 걸어서 광안리에 새로 오픈한 김 대표님의 우토피아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멋진 광안리를 바라보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 (출처: 김윤후 대표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은 어떻게 시작을 하게 되셨나요?


아마 많은 사람들처럼 페이스북을 하다가 인스타그램을 하게 된 경우예요. 뭔가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다들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길래 넘어간 거죠. 외식업을 하는 특성상 우리를 알리거나 고객들과 소통이 중요한데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면 가게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죠.


지금 수영 고기형과 광안리 우토피아 두 곳을 운영 중이신데 원래 외식업을 쭉 해오신 건가요?


아니요. 원래는 고기를 다루는 일을 했어요. 아시는 분은 아실 건데 거친 일이에요. 제가 외식업에 발을 들여놓기로 결정한 날은 정확히 기억나요. 서울의 한 참치집이었는데 다찌라고 하는 곳에 앉아서 참치를 잘라주시는 셰프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살면서 '아 나도 이걸 꼭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요. 그날이 그랬어요. 난 원래 고기를 다루니 내가 잘하는 고기를 내어주면서 찾아온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멋진 시간을 주고 싶다라고요. 내가 참치집에서 느낀 행복을 다른 손님들에게 고기로 준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았어요.


다시 인스타그램으로 돌아와서 여쭤볼게요.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어떻게 모으셨나요? 오늘 기준으로 만 명이 넘는 팔로워가 있는데 작은 편은 아니니까요. 혹시 팔로워를 구매하신 건 아니시죠?



팔로워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듣긴 했는데 전 아니에요. 이게 뭐라고 굳이 돈까지 써가면서. 우리 가게에 방문하신 분들이 식사 후에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려주세요. 그러면 가게명으로 해시태그 검색해서 일일이 감사하다고 답변을 달아드렸죠. 제가 먼저 팔로우를 경우가 많았어요. 감사하게도 손님들이 그러면 맞팔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손님이 팔로우해주시면 전 맞팔하려고 노력합니다. 제 인스타를 보면 팔로워가 만 명이 넘고 팔로우가 거의 7,500명 까지 돼요. 저도 나중에 알았는데 팔로우는 7,500명이 넘어서는 할 수가 없어요. 페이스북 친구가 5,000명까지인 것처럼 인스타그램도 그 숫자를 넘어서는 할 수가 없더라고요. 


인스타그램이 외식업을 하시는 대표님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입니다. 요즘은 소비자들이 인스타그램에서도 많이 검색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고기형은 수영에 있기 습니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저희 가게를 발견하냐면 처음에 먼저 #수영맛집 을 검색합니다. 거기서 저희 손님들이 업로드해놓은 사진을 보고 #고기형 이라는 가게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네이버에 가서 다시 가게를 검색하고 방문을 해주시더라고요.


아무리 멋진 음식을 준비하고 있더라도 우리 가게를 소비자가 알지 못한다면 방문할 수가 없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소비자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우토피아 점심특선 메뉴 (출처: 김윤후 대표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으로 고객들이 대표님의 가게 존재를 알게 한다고 하셨는데 다른 장점은 없나요?


더 중요한 장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소고기집은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들릴 수 있는 가게가 아니에요. 2~3달에 한 번 와주시는 것도 감사하죠. 구매주기가 다른 식당에 비해서 긴데 여기서 인스타그램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고객의 기억을 관리합니다. 조금 쉽게 이야기하면 가게에 오지는 않지만 고기형과 우토피아라는 브랜드를 꾸준히 기억 속에 유지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 유지된 기억은 재방문으로 이어지죠. 이전에 외식업을 하시는 분들은 고객 기억을 관리하기 위해서 편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었어요. 남겨준 명함을 가지고요. 하지만 이젠 인스타그램으로 손쉽게 가능하게 되었죠.


많은 분들이 인스타그램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만 고민하시는데 저는 재방문 고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모든 비즈니스가 마찬가지겠지만 외식업도 특히 중요하죠.


저는 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고객들에게 제 진심을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고기하면 김윤후, 고기에 미친 사람 뭐 이렇게 기억되고 싶어요.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요.


대표님 인스타그램을 보면 다른 가게와 달리 협업도 하시고 다양한 이벤트를 많이 시도하세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우토피아에서의 특별한 저녁 이벤트 (출처: 김윤후 대표 인스타그램)


너무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전 손님들이 우리 가게에 와서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가 외식업을 시작한 이유가 참치집에서 느꼈던 그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서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이벤트를 위한 이벤트를 하진 않아요. 이렇게 하면 고객들이 더 즐겁지 않을까? 여기서부터 시작을 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있는데요. 고기형 1주년이 되었을 때에요. 88명의 손님들을 초대한 적이 있어요. 가게는 작아서 송정 해수욕장 근처 건물 옥상을 빌렸죠. 정말 말도 안 되는 건 분명히 일기예보에서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냥 비가 쏟아친 거예요. 취소를 할 수 없으니 그냥 진행을 했죠. 비가 오니 우산을 써야 하는데 파티에 오신 손님들 본인은 젖어도 괜찮다고 고기가 젖으면 안 된다며 고기에만 우산을 씌웠죠. 본인들은 비에 젖으면서요. 오히려 이게 추억이 되었어요. 제 기억에 반 정도인 40명 정도가 그때 파티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고기형 이라는 해시태그로 올려주셨던 것 같아요. 아마도 즐거운 추억 덕분에 많이 올려주신듯합니다. 그냥 손님들에게 3만 원씩 받긴 했는데 소고기 자체가 싼 음식이 아니다 보니 큰 지출이 나가긴 했어요. 그래도 아깝지 않아요. 고객들이 그만큼 즐거우셨으니까요.


로컬 외식업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출처: 김윤후 대표 인스타그램)


친한 후배가 식당을 오픈한다고 하면서 어떻게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면 좋을지 물어본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소통과 진심. 이 두 키워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손님들이 내 인스타그램에 오기를 무조건 바라지 말고 먼저 가서 이야기를 걸고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진심을 드러냈으면 좋겠어요. 그게 음식에 대한 진심이건 손님에 대한 진심이건 내가 이 업에 대하는 진지한 태도에 관해서요. 진심은 늘 통한다고 믿습니다.

고기에 매우 진심인 편 (출처: 김윤후 대표 인스타그램)


저도 식당을 짧게나마 운영을 해봤지만 우토피아는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인스타그램에 잘 올려주시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사람들은 예쁜 걸 보거나 특이한 걸 보면 인스타그램에 잘 올리는 것 같아요. 저희가 음식 플레이팅 할 때 인스타그램만 염두에 두고 고민하진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손님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까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걸 많이 시도하는 편인데 이게 특이해서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려주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부산 사람이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부산을 좋아해요. 그래서 부산에 내려와서 사는 것도 있고요. 특히 광안대교를 좋아합니다. 광안리에 있는 우토피아를 오픈할 때 손님들이 광안대교를 보면서 식사를 하면 엄청 즐겁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고기 트레이도 광안대교랑 똑같이 만드려고 했었어요. 물론 비용과 기술적인 부분 때문에 포기하긴 했지만요. 그래서 지금 나가는 고기 트레이는 최대한 광안 대교스러운 걸 구했어요. 보통의 일반적인 고깃집과 다른 2단 트레이가 나가니 손님들이 즐거워하시면서 사진을 찍으시고 인스타그램에 올려주시더라고요.


우토피아 2단 트레이 (출처: 김윤후 대표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에 저희가 제공하는 프랑스 버터에 관한 이야기도 종종 올라옵니다. 고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을 할까를 고민하면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거리를 제공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인터뷰를 마쳤다. 집에 가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표님은 정말 고기에 진심이구나 그리고 손님들이 정말 즐겁기를 바라는구나라고.  이런 진심을 느낀 고객들이 굳이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인스타그램에 올려주시는구나.



김윤후 대표님 인스타그램 계정

https://www.instagram.com/yoonhu.kim/?hl=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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