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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un 10. 2021

<캐시트럭/Wrath of Man>

무겁고 찐득한 맛은 좋지만 그 뒤 생기는 갈증까진.


<캐시트럭>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 시리즈와 천만 관객 <알라딘>으로 유명한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입니다. 제이슨 스타뎀이라는 캐스팅과 더불어 깔끔한 복수극처럼 보였고 나름 제 역할을 다 하는 영화인데요. 다만 화끈한 청불 액션을 기대하셨던 분들에게는 약간 의외의 전개처럼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이었달까요.



최근에는 복수극이라고 해도 약간의 위트와 유머가 섞인 가벼운 분위기를 추구하는 영화들이 적지 않게 보이는 반면, <캐스트럭>은 오랜만에 무게감 있는 복수극이었습니다. 처음 오프닝에 흐르는 음악에서부터 이 영화, 굉장히 무겁고 끈적하겠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도 했는데요. 애당초 예상했던 것처럼 굉장히 화끈한, 그러니까 존 윅 스타일의 맨몸 격투를 곁들인 액션은 등장하지 않고 총격전이 9할의 분량을 차지한다는 것 자체는 아쉽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캐시트럭>의 목적은 그런 액션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했달까요.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묵직하고 찐득한 분위기 속 아버지의 차가운 복수극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다만 무게감 있고 진한 맛 자체는 좋지만 그 뒤 생기는 갈증까지 풀어주지는 못하는 작품이기도 했는데요. 복수의 끝이 화려한 피날레라기보다는 굉장히 차가운 마무리였는데, 그 과정이 정교하지는 않아서 상대적으로 만족스러운 뒷맛은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영화는 서스펜스 자체에 집중하기보단 이야기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에 열중했는데 이 과정에서 극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많은 부분들이 쉽게 공개되는 바람에 드라마틱 한 부분은 덜해졌네요. 많은 분들이 원했던 것처럼 러닝타임은 줄이고 좀 더 빠르고 화려한 모습들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이 감독님의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많이 죽이는데, 개인적으로 몇몇 캐릭터는 살려가는 것이 어땠을까 싶기도 한데요. 지나가는 캐릭터라기엔 나름의 분량도 차지하는데, 최후는 너무 가볍게 맞이하는 것 같아서 통쾌함이 더욱 줄어들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결과적으론 만족스러운 부분은 초반부에 몰려있고 뒤로 갈수록 아쉽게 다가온 작품이었는데요. 일반 관객들이 화끈한 액션의 청불 영화를 기대했다면 조금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 작품이었달까요. 다만 무게감 하나로 압도적인 분위기를 선사하는 점 하나는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네요. ^^











★★★
:무겁고 찐득한 맛은 좋지만 그 뒤 생기는 갈증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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