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양으로 간다
아주 넓고 고요한 바다
평화로운 바다라고 한다
페르디난드 마젤란은 시인이다
시인은 이름을 잘 짓는 사람이다
정방폭포에서 태평양으로 가는
한라산이 묻는다
은하수가 묻는다
일본에게 묻는다 미국에 묻는다
그대들은 평화로운 바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벌였던가
우리들의 태평양에서
평화를 위하여 무엇을 하였던가
제주도는 어디라도
문만 열면 태평양이다
아니다
제주도는 알고 보면
태평양 그 자체의 몸이다
그리하여 태평양에서는
태평가를 함부로 부를 수 없다